에니어그램 ( ENNEAGRAM )
1. 槪括 - 역사, 현황1)
에니어그램(ENNEAGRAM)은 두 희랍어, 아홉을 의미하는 에네아스(Enneas)와 단위를 의미하는 그라마(Grama)에서 유래한다. 에니어그램은 아홉, 인간의 성격유형이 아홉 가지뿐이라고 주장한다.2)
에니어그램(ENNEAGRAM)은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역사의 뒤안길에 파묻혀 있었다. 에니어그램은 지금으로부터 2천년쯤 전에 그리스도교가 페르시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즈음 아프가니스탄에서 생겨난 뒤, 이슬람교가 중앙 아시아와 인도 대륙의 일부에까지 침투해 들어가던 시절에는 이슬람교 국가 대부분의 지역에 보급됐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니어그램은 수피(Sufi)3)의 스승들에 의해서만 엄격하게 구전되어 왔을 뿐이었다. 수피의 스승들은 그들의 제자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성격유형과 관련된 에니어그램의 일부만을 알려 주곤 했었다.4)
러시아의 게오르그 이바노비치 구르지예프(George Ivanovich Gurdjieff, 1870 - 1943)는 어린 시절부터 모험을 좋아하는 탐구자로서 티벳교, 수피교, 인디언 및 그리스도교 신비주의를 공부하였다. 자신의 고백에 따르면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에니어그램과 친숙하게 되었다. 그는 그것을 ‘영원한 움직임(perpetuum mobile)’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것을 기초로 몇 가지 춤과 몸 동작을 계발하였다. 구르지예프는 에니어그램을 전설적인 ‘학자의 돌’과 비교했으며, 그는 신비 문헌에서 “에니어그램이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에니어그램을 아는 사람들은 에니어그램이 너무 중요한 것이기에 에니어그램을 안다는 것을 비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아홉 가지의 인성유형을 드러내 놓고 설명한 적은 없었다.
오늘날 ‘영혼의 거울’로서 에니어그램의 형태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주로 오스카 이차소(Oscar Ichazo)에게서 유래한 것이다. 그는 구르지예프의 글에서 에니어그램이 나타나기 전에 파마르(아프가니스탄) 지도자들로부터 이 체계를 배웠다고 한다. 1950년대에 그는 라파스(볼리비아)와 아리카(칠레)에서 선생 생활을 하다가 1971년에 미국으로 왔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빅서(Big Sur)의 에살렌(Esalen) 연구소 출신 정신과 의사 클라우디오 나란조(Claudio Naranjo)가 오스카의 모델에 접했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켰다. 뒤이어 미국의 예수회 회원들이 나란조의 모델에 접했다. 여러 해에 걸친 실험과 신학적 조사 후에, 많은 예수회 회원들-특히 로버트 오크스(Robert Ochs)신부-에 의해 에니어그램을 영성지도의 수단이며 영성수련을 위한 모델로 채택할 것을 결정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에니어그램에 대한 책들이 연이어 나왔는데, 그 일부는 에니어그램을 채택한 미국 종교계 단체들의 사업의 일환으로 나왔고, 나머지 일부는 정신분석 학자들이나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이 쓴 것이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에니어그램은 그 기원을 수피교도들에게 두고 있으며, 오스카 이차소와 나란조에 의해 미국에 처음으로 도입되었으며 나아가 예수회 회원들에 의해 그리스도교 영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영성수련의 한 방법으로 받아들이어져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국 내에서 에니어그램의 보급 현황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80년대 이후 주로 수도회를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몇 몇 수도회에서 정기적인 피정을 성직자와 수도자 및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형편이며, 그외 지방에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 상태에서 에니어그램이 ‘엄밀한 의미의 과학’이 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임상적 조사가 행해지고 있으나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공인된 통계자료는 아직 없다. 사실 에니어그램은 내면세계에 접근하는 하나의 지혜라고 보는 편이 더 현명할 것이다. 이것은 과학적 증명이 아니라 단지 실천적 경험에 의해서 시험되는 것이기에 결국 삶의 智慧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에서 각 유형별 분석
1) 總 論
에니어그램에서는 인간의 성격유형을 반드시 아홉 가지뿐이라고 규정한다. 이 인간이 가진 아홉 개의 성격유형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의 죄스런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하느님은 완전한 분이시기에 어느 한가지 유형으로 규정될 수 없는 분이신 반면에 인간은 비록 하느님의 모상을 닮았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 어느 한가지만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냄으로써 죄스럽고 불완전한 한가지 성격유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의 성격유형은 인간이 가지는 죄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각 성격유형은 긍정적인 모습도 지니고 있지만 우리가 여기서 자기의 성격유형을 찾아 나가는 방법은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통해서이다. 개인 안에 들어 있는 이 부정적인 모습은 ‘强迫行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성격이 지니고 있는 특유한 강박행동은 기본적인 推進力(driving force)의 형식으로 체험된다. 이는 고정된 관념이나 의식의 몰두와 같은 단순한 强迫觀念(obsession)과는 다르다. 강박 행동은 개인 행동을 일으킬 때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의 측면에서 특유의 일반적 특성을 이루는 것이며, 특히 이것이 숨겨져 있거나 인식되지 않고 있을 경우에는 억눌러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숨겨진 죄’로서, 진정한 自我로 이름에 있어서 일종의 걸림돌이 되거나 마비 요인으로 작용한다.1)
여기서 우리가 찾아 나서는 강박행동은 일종의 本能的인 힘이다. 인간은 아주 어릴적부터 사회에 적응하면서 자신을 외부 세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일정한 형태의 행동을 하게 된다. 이것은 사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체험한 특수한 형태로 고정시켜 받아들임으로써 강박 행동이 된다. 외부의 객관적인 현실을 수용함에 있어서 자신의 강박 행동으로 왜곡하여 받아들인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강박 행동은 삶을 살아가는데 본능적 힘과 같이 자신의 의식과는 무관하게 그 사람의 행동을 지배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 강박 행동에 의해 자신은 물론 타인과 사회와의 올바른 관계를 가지지 못한 체 살아간다. 그리스도교적으로 이것을 본다면 단순히 죄라기보다는 일종의 죄의 경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강박 행동은 일순간의 잘못으로 저지르는 죄가 아니라 항상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죄의 경향인 것이다. 비록 이것이 原罪처럼 타고났다고는 할 수는 없으나 이러한 강박 행동은 아주 어릴적부터 대게는 세상을 처음으로 접하고 거기에 반응하는 3-6세 이전에 형성되어 온 것이다.
또한 이 강박 행동을 習慣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강박 행동은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자신의 의식 안이 아니라 통제력을 벗어난 일종의 습관이다. 습관은 자신이 전혀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이것은 단순히 행동의 차원만이 아니라 사고 자체도 항상 하던 방식으로만 해나가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각 유형의 강박 행동은 한 인간의 깊은 내면에 자리잡고 앉아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거의 본능에 가깝게 지배하는 무서운 습관이요, 죄에로의 본능적 경향이다.
우리의 작업의 일차적인 목표는 여기에 나오는 설명을 통해 자신의 성격유형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서술은 자꾸만 부정적인 면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다. 자신의 유형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발견하는 길은 지금까지 자신이 행해 왔던 부정적이고 무의식적이며 본능적인 강박 행동을 인정하고 그안에서 자신을 찾는 길이다.
2) 힘의 중심과 행동 방식
이러한 강박 행동을 가진 아홉 개의 유형들은 세 가지의 각기 다른 힘의 중심 안에서 움츠림, 의존, 공격의 세 가지 형태의 行動方式으로 자신의 자아 개념을 형성하고 있다. 각 유형별 파악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아홉 개의 자아를 형성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세 가지 힘의 중심(장, 심장, 머리)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장 중심 ( 팔, 구, 일 유형 )
그들을 지배하는 육체적 중심은 소화관과 복강신경총(소화관의 흡수 체계 조직)이다. 장 중심의 사람들은 本能的으로 반응한다. 귀와 코는 그들이 사용하는 확실한 감각 기관이다. 어떤 새로운 상항에서 그들은 먼저 이렇게 말한다. ‘여기 내가 있다.’ ‘나를 알아서 대하라.’ 그들에게 삶이란 일종의 전쟁이다. 그들은 흔히 무의식적으로 힘과 정의에 관심을 갖는다. 그들은 누가 감독자인지 알아야 한다. 그들은 대개 단도직입적이고, 공공연하게 혹은 은연중에 공격적이며 자기 ‘領土’를 요구한다.2)
장 중심의 특징은 본능중심에 있다. 이들은 본능적이고 즉각적으로 행동하며, 그 만큼 정력이 풍부해서 매사에 앞장선다. 이것이 우리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방법인 것이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힘이 어디 있는가? 정의로운가?’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사회적인 것에 나아가 역사적인 것들에 관심이 높다. 이들의 사회 생활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힘의 영역을 확보하는 것과 비교적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집단 내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것에 있다. 장 중심 유형의 대표감정은 ‘忿怒’이다. 사회가 불공평하며 정의롭지 못하기에 뜯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들에게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쌓이는 것이다.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은 ‘배심’ 중심형이다.
심장 중심 ( 이, 삼, 사 유형 )
심장 중심의 사람들의 에너지는 他人들을 향해 움직인다. 주관적인 감각의 세계가 그들의 영역이다. 그들 삶의 주제는 상호 주관적인 관계들이다. 심장과 순환계는 그들의 육체적 중심이다. 그들에게는 특히 촉각과 미각이 뚜렷하다. 장 중심의 사람들이 힘에 관심을 기울이듯이, 그들은 타인들을 위해 仲裁하고 關係를 맺는 것에 관심이 있다. 그들은 혼자 있는 것을 것을 힘들어한다. 새로운 상항에서 그들은 ‘당신은 나를 좋아하는가?’ 혹은 ‘나와 같이 있는 이 사람은 누구지?’ 라고 묻는다. 그들은 관계를 터득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그들은 권위와 이미지에 관심을 갖는다. 그들은 타인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의해 지배되며, 종종 타인들을 위해서 무엇이 좋은지를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장된 태도로 그들의 연대감을 키워 나가는 동안, 그들은 자신의 공격성을 억압하면서 친절과 적극성의 외관 뒤에 자신을 숨긴다. 그들은 겉으로는 자기 확신이 있고 쾌활하며 조화롭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종종 공허감, 무력감, 슬픔 그리고 수치심을 느낀다.3)
심장 중심형들은 감정과 정서와 이것을 바탕으로 한 관계에 관심이 있다. 이들은 사교적이고 무엇보다도 인간 중심으로 행동하며, 사람들을 설득하여 끌어 들이고 그들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결국에 그 관계 속에 자신이 의지하고 마는 함정에 빠진다. 심장 중심의 따듯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필요 욕구가 있고,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 이들에게는 관계와 느낌이 중요하기에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을 기울인다. ‘네가 나를 좋아하는가? 이 그룹이 나를 받아 들이는가?’ 라는 물음이 본능적으로 생겨난다. 하지만 이들의 감정 중심적 태도는 객관성이 부족하며, 통합적이지 못하다. 항상 친밀한 관계와 우정이나 사랑의 감정에 매달리기에 심장 중심형들의 대표적 감정은 ‘不安’이다. 자신의 필요성이 사라질까봐 걱정하고 남들에게 거부될까봐 불안에 떠는 것이다.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은 ‘마음 중심’이다.
머리 중심 ( 오, 육, 칠 유형 )
이들의 관제탑은 머리이다. 이들의 두뇌 에너지는 그들을 타인들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에너지다. 모든 상황에서 이 집단의 구성원들은 성찰을 하기 위해 먼저 뒤로 한걸음 물러난다. 그들은 중추 신경계에 의해 지배되며, 먼저 눈으로 보는 사람들(eye people)이다. 새로운 상황에서 그들은 자기가 어느 길에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 혹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하고 묻는다. 그들은 삶을 무엇보다도 하나의 수수께끼 혹은 미스터리라고 본다. 그들은 명령과 의무에 대한 감각이 발달했다. 그들의 태도는 일반적이고 꾸밈이 없고 客觀的이다. 그들은 사태를 철저하게 생각한 연후에 행동하며, ‘方法’을 통해서 일에 임한다. 위급할 때, 그들은 자신이 어리석고 칭찬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비난한다. 그들의 번민이 과장되는 동안, 그들은 자신의 감정들, 특히 온화한 감정들을 객관성과 단순함의 외관 뒤에다 숨긴다. 겉으로 그들은 대부분 확실하고 설득력이 있으며 현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종종 고립되고, 혼돈스러우며 무의미함을 느낀다.4)
이들은 思考 중심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행동에 심사숙고하며 반응에 있어서도 신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은 항상 늦다.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 일단 뒤로 물러서며, 혼자서 머리로 분석하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이들에게는 기다리는 것이 바로 보호 본능이다. 항상 지침이나 의무가 있어야 행동할 수 있기에 겁이 많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나는 이것을 해나가기에 충분한 지식을 가졌는가?’ 하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가진다. 또한 기다리기만 하는 태도 때문에 친구를 사귈 줄 모른다.
이상의 세 중심을 한마디로 표현해 보면, 장 중심형들은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편이고, 머리 중심형들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야 하기에 머뭇거리는 반면 심장 중심형들은 이 상황에서 사람들의 관계는 어떠한가를 살피는 형상이다.
에니어그램은 인간의 충동적 행동에 그 초점을 맞추는데 이것은 자아가 가지는 현실반응이다. 우리의 작업은 자신의 강박 충동의 근원을 발견함으로써 자신의 유형을 찾고 결국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는 것에 있다. 여기서는 힘의 중심에 이어 움츠림, 의존함, 공격 등의 행동 양식을 살펴봄으로써 에니어그램 안에서 어떻게 한 개인이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겠다.
움츠리는 사람들 ( 구, 사, 오 유형 )
움츠리는 사람들은 그룹 안에 있으면서도 그룹의 활동에 끼여들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만의 사색과 더불어 홀로 있기를 좋아하고 그룹이 하고 있는 것에 적응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룹 안에 있을 때 그들은 다른 이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은 뭇사람의 주목의 대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체의 한 가운데도 떨어져 있는 감각을 지닐 수 있다. 점차로 그들은 그룹으로부터 물러가 자신이 보다 만족하고 평화스러울 수 있는 공간이나 사생활로 들어간다.5)
움츠리는 유형들은 문제나 골칫거리에 부딪히면 그 상황에서 물러가고자 한다. 그들은 긴장의 상태를 견디기보다는 초연함을 가장한 회피의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요구하며, 자신의 생각 속에 파묻혀 지내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기 의견을 내세우는데 어려움을 느끼며, 타인의 요구에 냉담하며, 그룹 안에서 열성 없고 느린 태도를 드러낸다. 움츠리는 유형의 자신감을 잃은 침묵은 평화라기 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죽이는 잘못된 회피인 것이다.
의존적인 사람들 ( 이, 육, 칠 유형 )
의존적인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이나 그룹과 함께 있거나, 함께 무엇을 하기가 한층 더 편하다. 남들을 기쁘게 하고 그들이 행복을 마련하거나 행복하게 해주고자 하는 의존적인 사람들에게는 교제가 중요하다. 의존적인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복으로 성공의 척도를 잰다. 그들이 최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자기의 삶에 긍정적인 관계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들의 의존 성향은 할 일을 위하여 아주 명확한 명령이나 지침을 요구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6)
의존형들의 인생에 있어 주된 관심사는 사랑하고 서로 위하는 것이다. 그들은 조화를 이루기를 바라며 자신의 이익이나 우선권을 포기하기를 잘한다. 움츠리는 유형과는 달리 문제가 생기면 문제 자체를 외면해 버린다. 그러므로 그들의 결정은 타인이 바라는 바를 성취시키는 것이다. 이들은 항상 타인의 욕구 앞에서 자기를 희생시켜 왔기에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며, 타인의 평가에 자신을 얽맴으로써 결국에는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만다. 의존형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기 어려우며 자신을 수준 미달로 보기에 남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자신을 감추려고 한다. 결국 이들이 나타내는 호의나 욕구의 포기는 형편없다고 여기는 자신을 숨기는 회피 행동인 것이다.
공격적인 사람들 ( 일, 삼, 팔 유형 )
공격적인 사람들은 대개 혼자 있거나 다른 이들과 함께 있거나 다 편안하다. 그들은 혼자 있을 때 현재 돌아가고 있는 논쟁점이나 문제점 또는 목표에 대하여 분주히 생각하거나 곰곰이 생각한다. 그들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작하거나 수정하기 바라는 특수 기획, 그들이 속한 그룹이나 기관에서 감지한 실수에 관해 열중하기도 한다. 보통으로 그들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복지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들은 전망을 내다보는 재능이 있으며 그 비전을 수행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들은 대개 대립된 상황이나 혁명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7)
공격형들은 문제 앞에서 즉각적으로 그 잘못된 점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에 대하여 결정적인 찬성이나 반대를 나타낸다. 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위해 하고 싶은 것을 조직할 힘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특징은 타인의 반대를 용납하지 못하며 지배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쉽게 화를 내며 자신의 권위에 맹목적 순종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권위적인 태도는 자칫하면 거만함과 경솔함에로 빠져들기 쉽다. 이들은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기에 타인에게 무례를 범하기도 한다.
이상의 설명을 도표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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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중심 |
심장 중심 |
머리 중심 |
움추리는 유형 |
구 |
사 |
오 |
의존적인 유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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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육 , 칠 |
공격적인 유형 |
팔 , 일 |
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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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는 에니어그램에 들어가기에 앞서 총론의 의미로 아홉 가지 성격유형을 형성하는 주된 힘과 공격, 의존, 움츠림의 세 가지 행동 양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각 개인의 유형은 이것들을 바탕으로 에니어그램 안에서 아홉 가지 성격유형 중 한가지를 가지고 현실에 대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3) 유형별 분석
에니어그램에서 아홉 가지 성격유형의 각론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주로 각 유형이 가지는 부정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해 나갈 것이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쉽고 빠르게 찾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느 유형을 읽다가 마음에 꼭 드는 유형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자신의 유형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것은 틀릴 위험이 많다. 오히려 아래의 서술에서 자신의 유형을 찾으려면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고 거부감이 드는 것을 찾는다면 더 정확할 것이다. 우리의 첫 작업은 자신의 죄의 유형을 찾는 것이요, 그것을 통해 자신의 강박 행동들을 이해해 나가는 것이다.
아홉 유형에 대한 설명 순서는 우리가 앞에서 다루었던 힘의 중심을 토대로 장 중심의 첫 유형인 팔부터 시작해서 심장 중심, 머리 중심의 유형들 순으로 나아갈 것이다.
ⅰ. 팔 유형
힘을 중시하는 장 중심형들 중 가장 두드러지게 힘을 나타내는 유형이 팔 유형이다. ‘나는 힘이 있다.’ 혹은 ‘나는 그것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잘났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들의 본능적인 사고이다.
팔 유형들은 강하고 힘이 세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한 느낌을 전할 수 있다. 그들은 정의와 진실을 느끼는 제 2 의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어디서 무엇이 ‘악취를 풍기는지’ 언제 불의나 부정이 작용하는지 본능적으로 안다. 팔 유형은 그런 상항들을 공개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그들은 타인들에게 바위처럼 믿음직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엄청난 책임감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나갈 수 있다. 어떤 대의명분이 생기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팔 유형이 하는 말은 믿을 수 있다.8)
팔 유형들은 어릴적부터 세상은 약한 자들을 업신여긴다는 사실을 체득한 자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독립성을 증명해야만 했다. 대체로 그들 중에는 어릴적 골목대장들이 많다. 팔 유형들의 근본적 경험은 삶은 위협적이고 적대적이며 불의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가지는 세상에 대한 복수심은 정의, 공평, 진리에 대한 열정으로 나타나서 착취자들을 응징하기도 하며, 피해자들의 보상을 위한 어려운 투쟁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또한 이들의 타고난 권력, 힘, 무력에 대한 본능은 집단 내부의 힘의 근원을 알고 불의의 근원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들은 정치색이 짙으며 뛰어난(강력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세상의 불의에 대한 이들의 분노는 타인과의 신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종종 자기보다 강하다고 생각되는 승자나 권력자들을 추종하거나 자신과 동일시하기도 하는 반면 타인의 약점을 재빨리 파악하고 그것을 유리하게 이용하기도 한다.
팔 유형들의 말투는 안하무인격인 무례한 말투가 많다. 이들은 타인의 계획이나 정체성을 폭로하거나 비꼬기를 좋아한다. 주로 ‘안돼(no)’ ‘그래 그렇지만’ 등의 말을 잘 쓴다. 이들에게 누군가가 부탁을 하면 쉽게 안돼라고 거절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이렇게 말투나 행동에서 여성적인 면이 드러나서는 안된다는 의식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들 안에는 여성적인 면이 거의 발휘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여성적인 면들, 부드러움이나 나약함 따위의 표현을 결코 하지 않으며 누군가가 그러한 모습을 팔 유형들 앞에서 보인다면 거부당하거나 조롱당할 가능성이 높다. 팔 유형들의 상징 동물은 코뿔소이다. 코뿔소는 강하게 달려가고 멈출 줄 모르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초식 동물이다. 또한 이들을 상징하는 색깔은 중도를 모르는 ‘검정’과 ‘흰색’이다.
ⅱ. 구 유형
구 유형들은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편견없이 남을 받아들이는 그들의 재능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해받고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구 유형들은 양쪽의 긍정적 측면을 보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평화와 정의를 위한 헌신적인 투사가 될 수 있다. 그들은 가혹한 진실을 조용하게 사실 그대로 덤덤히 표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다. 구 유형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쉽게 느낀다.9)
구 유형들은 침착하고 차분하며 유유자적한 평화주의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평화안에는 갈등을 회피하려는 잘못된 의도가 숨어 있다. 이들은 드러나는 행동이 없다. 느리고, 쉬는 것을 좋아하며, 매사에 관망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러므로 한번 앉으면 일어서려하지 않으며, 목소리 또한 느리고 힘이 없으며, 단어들도 특색이 없는 ‘대충’ ‘아마’ ‘일종의’ 등의 불분명한 말들이 대다수이다.
이들의 어린 시절은 어쩌면 부모의 사랑이 부족했거나, 부모들이 자식을 망칠까봐 명확하고 자세히 가르치기보다는 대충 가르쳐 왔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이 중요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세상의 일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사람들은 왜 저렇게들 흥분하는 걸까?’ 라며 말하지만 이 안에는 장 중심형 특유의 분노가 숨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분노를,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무관심으로 표출한다. 이들은 자신에 대한 가치를 ‘나는 별볼일 없는 인간이다.’라며 과소 평가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나아가 타인의 이야기도 그냥 듣기만 할 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와 타인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기에 어떠한 분쟁이나 문젯거리들에 대해서도 쓸데없는 것이라는 태도를 취하기를 잘한다. 그러기에 이들은 항상 휴식을 바란다. 이러한 갈등 회피의 경향은 구 유형들이 새로운 것에 나아가는 것을 방해한다. 이들에게 친구는 옛날에 알고 있던 사람이 전부이다. 구 유형들의 상징 동물은 곰이다. 주위 환경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주저앉아 졸고 있는 곰이 게으른 구 유형들의 상징 동물이다. “구 유형들의 색깔은 신들과 왕들과 성인들의 색깔인 황금색이다.
ⅲ. 일 유형
일 유형은 이상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진리, 정의 및 도덕적 질서를 포함한 세계에 대한 깊은 갈망에 따라 움직인다. 그들은 정직하고 공정하며, 타인들을 격려하여 더 성장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흔히 그들은 하나의 훌륭한 모델을 정하고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지도자이다. 그들은 자신과 타인들이 불완전하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10)
‘나는 옳고 착하다.’ 라고 생각하는 일 유형들은 완벽을 추구하는 이상주의자들이다. 그들은 타인이 자기에게 요구하는 것이 ‘완벽’이라고 생각하기에 완벽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존경을 얻으려고 한다. 이들의 판단기준이 완벽이기에 주위 세계나 사회가 완벽하지 못할 때 일 유형들은 분노를 나타낸다. 완벽을 추구하기에 일 유형들은 원리 원칙 주의자가 많다. 언행에 있어 직선적이고 솔직하며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타인에 대해서는 공평한 대우를 한다. 그러기에 매사에 예의 바르고 옳은 일을 한다. 어릴 적 이들은 착한 어린이 ,예의 바른 모범생들이었다.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놀이를 포기하면서 까지 반드시 해가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기에 타인의 칭찬에도 아랑곳 않고 자기 일에만 매진한다.
그러나 일 유형들의 성실 안에는 자신이 미쳐 발견하지 못한 분노가 숨어 있다. 스스로는 발견하지도 못하고 완전에 어긋나기에 인정하지도 않지만 그들 안에는 모든 규칙을 거부하고 싶은 강렬한 분노가 숨어 있다. 일차적으로 자신의 재주나 능력의 부족에 대해 분노하기에 내적 비판의 소리를 멈추질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대화에 있어서도 자신의 완벽에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혹은 ‘잘은 모르지만’등의 변명을 미리 던져두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말투는 훈계조가 많다. 또한 일 유형들의 숨겨진 분노는 주변 세계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비판의 소리를 드러낸다. 그러기에 이들의 언어는 비판적이고 논쟁적이며 분석적이다. 그들은 이러한 자세를 통해 자신의 옳음을 드러내려고 힘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들을 상징하는 동물로는 항상 공격적인 사냥개(테리어종)를 들 수 있다. 또한 이들을 상징하는 색깔로는 차디찬 은색을 들 수 있다.
ⅳ. 이 유형
이 유형들은 자기 재능을 타인들을 위해 사용하며, 타인들의 건강, 양육, 교육과 안녕을 보살핀다. 이 유형들은 타인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믿을 수 있도록 지지하며 평가의 척도를 알려준다. 이 유형들은 마음씨 좋게 나누어 가지기 때문에 타인들을 위해 ‘그들의 마지막 남은 옷’을 줄 수 있다. 그들은 괴로움, 고통 혹은 갈등을 견디어야 하는 타인들을 지원하며, 그리하여 타인들에게 누군가가 그들을 위해 존재하고 그들을 인정해 준다는 위안을 준다. 그러나 이 유형의 이웃 사랑 역시 언뜻 보아서는 알 수 없는 어두운 면을 갖는다.11)
‘남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불리는 이 유형들은 타인의 필요를 알고 응답해주는 사람들로써 이들은 남을 도움으로써 자신의 정체감을 획득한다. 이들은 상대가 나를 필요로 할 때에만 기쁨을 느끼며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에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유형들은 남을 위해서 자신의 욕구를 철저히 희생시킴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완성했다고 만족한다. 당연히 이 유형들에게는 친구가 많으며 이들 또한 이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이 유형들은 친구 관계에서 밀착된 사이를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너 나한테만 비밀을 말해’ 라고 친구에게 말한다. 이들의 말투 또한 온정적이고 부드러운 말투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을 모아들이려 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유형들의 자기 희생 안에는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지 못하는 면과 함께 대가를 바라는 어두운 면이 숨어 있다. 그들은 도움을 베풀면서 그 대가로 칭찬을, 관심을, 지지의 표현을 요구한다. 만약 이들의 도움에 사랑의 반응이 없으면 토라져 버리며 타인이 이해하기 힘든 ‘밑도 끝도 없는 화’를 내기도 한다. 더나아가 자신의 행위를 선한 행위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간섭과 통제로 받아들이게 될 때 이 유형들은 배신감을 느낀다. 이런 예로 헌신적인 어머니 상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토록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살았는데 자식이 자라서 독립한 후, 더 이상 어머니의 보살핌이 필요치 않고 심지어는 어머니의 도움을 간섭으로 느끼고 귀찮아 할 때,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였던 어머니는 배신감과 함께 섭섭함을 느끼며 심지어는 평생토록 착취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 사회는 여성들을 전통적으로 이 유형이 되도록 강요하고 있다.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항상 ‘예’라며 순종하도록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이 유형들은 타인의 감정을 읽는데 본능적인 직감이 어느 유형보다 뛰어나다. 나아가 이들은 상대에게 과도한 칭찬을 던짐으로써 그를 지배하려고 한다. 이 유형들은 관계를 조정하려 하며 책임자나 앞장서는 역할보다는 뒤에서 조정하는 모습이 많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이다. 이들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남을 도울 때 자신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유형들의 어린 시절은 ‘네가 남에게 잘해 주어야 남들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란 불우한 환경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특별히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덜 받으면서 (실제로 안 그렇더라도) 자랐으며 항상 조건부 사랑만을 체험해 왔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착한 어린이가 되려고 힘씀으로써 사랑을 획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유형들의 상징 동물로서는 고양이를 말할 수 있다. 고양이는 주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온갖 아양을 떨지만 막상 주인이 잡아서 쓰다듬어 주려하면 도망을 가버리고 하는데 이것은 이 유형들이 타인에게 잘해주면서도 타인의 보살핌과 도움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이 유형들의 대표 색은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빨강이다.
ⅴ. 삼 유형
삼 유형들은 남들에게 믿음을 주는 편안함과 확실성을 발산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주변에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다. 또한 삼 유형 자신의 개인적인 목표들을 정하고 달성해 나가면서 일을 효과적으로 유능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12)
‘나는 성공하고 성취하는 사람이다.’ ‘나는 능력있고 효율적인 사람이다.’ 삼 유형들은 성공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삼 유형들은 언제나 진취적이고 젊고 건강미가 넘치며 성공을 위한 조직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의 성공은 자신이 그 역할에서 얼마나 인정받느냐의 문제이다. 이들은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있으며, 사교적이고 일반적으로 인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세일즈맨으로써 상품을 효율적이고 매력적으로 선전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에는 내면의 세계가 희생되는 어두운 면이 있다. 이들은 외적인 성공과 성취를 위해 자신의 내면을 포기한다. 내면에 아무것도 없다는 불안감은 이들을 외향의 세계에만 머물도록 한다. 이들은 성공하지 못하면 불안감에 싸이고 말수가 많아지기도 한다.
이들은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할아버지는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분이셨다.’ ‘그러므로 너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는 식의 말들을 들으면서 자라곤 했다. 그래서 그들은 친구 중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친구라면 잘 몰라도 잘 아는 척하며 다가가고 지명도가 낮은 친구면 잘 알아도 잘 모르는 척하기도 한다. 이렇게 삼 유형들은 남의 불쌍한 모습이나 실패한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의 행동과 사고는 어릴적 있었던 성공의 역할에 고정되어 있는 경향이 많다. 이들에게는 상품이 사람보다 더 중요시되며 일의 성공이 인간 관계보다도 더 우선한다. 그러기에 이들은 일은 성공했지만 주위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삼 유형들은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수단가요 유능한 인물이다. 거짓말일지라도 성공을 위해서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충동적으로 하며 또 쉽게 잊어버린다. 심지어는 금방 들통나는 거짓말일지라도 눈앞의 피상적인 성공이 중요하기에 이들은 앞 뒤 따지지 못하고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들은 일종의 ‘왕나팔’이다. 자신의 성공을 남들이 알아주어야 더욱 빛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심지어는 실패한 일까지도 성공했다고 선전한다.
삼 유형들의 상징 동물로는 공작을 들 수 있다. 우아한 몸짓을 모두가 보도록 뽐내는 모습이 겉만 화려하고 허영심 많은 삼 유형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들의 색깔은 잘 드러나기는 하나 쉽게 더럽혀지는 노랑 색이다. 노랑은 질투와 허영의 상징이기도 하다.
ⅵ. 사 유형
사 유형은 주변 사람들의 아름다움과 조화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는데 그들의 재능을 사용한다. 그들은 고도로 감각적이며 거의 대부분 예술 방면에 재능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느낌을 춤, 음악, 그림, 연극 혹은 문학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들은 생명 에너지를 가진 모든 것에 끌린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분과 느낌 그리고 장소와 상황의 분위기를 지진계처럼 정확하게 파악한다.13)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나는 우아하고 세련되고 고상하다.’ 사 유형들은 아름다움에 민감하고 우아한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평범하고 단순한 일상에 실증을 내며 무엇이든 특별나게 과장해서 표현하는 경향이 심하다. 이들은 스스로가 감성적이며 지성적인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또한 실제로 그러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자기들의 이러한 감정을 타인들은 모른다고 생각함으로써 우울에 빠진다. 이들은 독창적이고 풍요한 감정의 세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남들은 자기들처럼 느끼지 못할 것이다라는 식의 생각들 때문에 타인을 인정하지 못하고 나아가 타인과 함께 어울리지 못한다. 이들은 흔히 자신을 비극의 여왕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모든 일이 우아하고 세련되고 고상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남들이 보기엔 꾸민 듯한 매력을 풍기기도 한다. 말을 할 때에도 많이 꾸며서 표현하고 상징적인 표현들을 좋아한다.
사 유형들은 어린 시절에 부모중 누군가가 자신을 버렸다고 느꼈으며 이것을 일생의 상처로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어릴적 홀로 (버려져) 있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이들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 뛰어나다. 이들에게 과거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것으로 생각되기에 사 유형들은 현재보다는 과거의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살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들의 기억은 정서의 강도에 따라 주관적이다. 힘들었지만 과거를 현재보다 더 중요시하며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므로 이들은 현재에 성실하지 못하고 우울과 슬픔 속으로 도피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이들은 자연, 어린이, 예술에 집착하는데 예술에 있어서는 뛰어난 창의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현실에 있어서도 사회나 단체가 자신들을 틀 속에 가두어 둔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개인에게는 전념하나 집단이나 단체에는 무관심하다.
이들의 상징 동물은 금방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으로 주인을 바라보는 ‘바셋종의 개’를 들 수 있으며 색깔로는 가장 화려한 색인 ‘보라’를 들 수 있다.
ⅶ. 오 유형
오 유형들의 특별한 재능은 새로운 사실과 인상들에 대한 개방성과 수용성에 있다. 오 유형들은 객관적이고 질문이 많으며 사물을 자세히 탐구하는 데 흥미를 느끼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명가, 발견자, 연구가이다. 그들은 독창적이며 도발적이다. 또한 놀라움을 주고 이단적이며 심오한 사람일 수 있다. 그들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훌륭한 청취자다. 그래서 그들은 진리를 보다 더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다른 사람을 돕는다. 강력한 명상적 재능을 지닌 오 유형들도 있다. 그들은 상당한 내적 힘을 가지고 있으며 부드럽고 친절하며 예의바르다.14)
‘나는 현명하고, 통찰력이 있고, 지혜롭다.’ 오 유형들은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고 모임에서 어울리는 것을 싫어한다. 매사에 뒤편에 서며 활동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으며 늘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오 유형의 모습은 어릴 적부터 ‘나는 남들이 원하지 않는 존재다.’라는 의식 안에서 형성되어 왔다. 이들은 대체로 비어 있다는 체험을 강하게 가지고 있기에 이것을 지식으로 채우려고 한다. 이들의 겉모습은 초연해 보이나 속으로는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충동적으로 지식을 쌓으려 할 뿐 내어놓지는 않는다. 이런 모습이 이기적이다라는 타인의 비난을 사기도 하지만 이것은 이기적인 의도가 아니라 내어놓으면 자신이 사라져 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들에게는 지식이 생명선이다. 남들에게 어리석고 부족하게 보이는 것이 죽기보다 싫기에 이들은 모든 자료들을 모아 지혜롭게 보이려 노력한다. 이들은 모든 면에서 인색하다. 시간, 돈, 일, 지식 등등. 이들은 실수할까 두려워 말도 아주 적게 한다. 그러기에 자기 주장이 약하며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한다. 이들은 소리치지 못하며 그저 잔잔한 어투로 요약된 자기 주장을 제시 할 뿐이다.
이들의 상징 동물로는 ‘여우’를 들 수 있다. 돌아다니면서 고기를 끌어 모아 다 먹지도 못한 체 그 썩는 독에 자신이 죽고 마는 영리 한 듯 하면서도 제 무덤을 파는 여우가 오 유형들의 상징이다. 또한 대표색으로는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다른 빛을 받아서 색을 발하는 ‘남색’을 들 수 있다.
ⅷ. 육 유형
육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가공할 만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협동적이며 조화를 이루고 믿음직스럽다. 관계에 있어 그들의 충실성은 믿을 수 있다. 그들이 지닌 우정의 특징은 따스한 마음이 담긴 심오한 감정이다. 그들은 대부분 대단히 독창적이며 재치가 있다. 때때로 그들은 그로테스크한(기괴하고 끔찍스러운, 황당무계한) 유머 감각을 갖고 있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몸과 영혼을 바친다.15)
육 유형들의 대표적 특성은 충성스럽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책임감이 강하며 권위, 관습, 법에 따르기를 잘하며 또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항상 ‘나는 이것을 해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육 유형들은 판단을 매우 신중히 하며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널 정도로 우유 부단하고 의심과 걱정이 많다. 이들은 권위에 대해 맹목적으로 순종하며 무언가 권위 있는 대상을 외적으로 찾으려고 한다. 전통을 잘 지키고 신의 깊으며 일과 관계에 있어 충실하다. 하지만 육 유형들의 충실 안에는 내적인 권위를 찾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어두운 면이 숨어 있다. 이들은 자신을 지탱시켜 줄 지침이 없으면 근심과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행동에도 확신을 갖지 못한 체 ‘만약’ ‘조심해’등의 불안함을 느낀다. 그렇기에 정해지지 않은 즉흥적인 일 처리에는 어려움을 느낀다. 심지어는 다급할 때에는 일상적인 절차까지도 잊어버리는 마비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다급할 때는 일단 ‘아니오’ 라고 말하며, 일을 갑자기 시키면 ‘나는 못 합니다.’라며 물러서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어떤 일이 있으면 미리 예행 연습을 하기까지 한다. 이들은 모든 것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분명히 알아야 행할 수 있으므로 상대가 짜증을 낼 정도로 질문을 하게 되며 심지어는 잘 아는 것마저도 자신이 없어 되묻기도 한다. 알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지를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확신한 후에는 아무리 강한 억압이 있더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우직성도 있다. 이들은 불의한 권력자에 대해서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투사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권력자는 불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큰 권위이기 때문이다.
육 유형들은 어릴 적에 권위적인 부모 아래에서 기를 펴지 못한 체 순종하며 살아 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부모의 말을 잘 듣는 학생으로써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미리 허락을 구하기에 어른들이 믿을 만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만큼 비겁하고, 소심한 아이이기도 하다. 이들이 보는 세계는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기에 항상 만약의 사태에 미리 대비를 해야만 했다. 이들은 관계를 맺기 어려우나 일단 맺어진 관계는 자기가 끊는 일이 결코 없다. 이러한 관계는 집단의 경우 심하면 ‘집단 이기주의’로 흘러가기도 한다.
순종적인 육을 상징하는 동물로는 ‘토끼’를 들 수 있다. 부스럭 소리에도 놀라 도망가는 토끼가 이들의 상징이며, 대표 색으로는 주변 색과 잘 어울리는 무난한 ‘베이지 색’이나 ‘갈색’을 들 수 있다.
ⅸ. 칠 유형
칠 유형들은 기쁨과 낙천주의를 발산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떤 순간에도 중요한 요소들을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어린아이처럼 놀라움을 느끼고, 인생을 하나의 선물처럼 체험한다. 그래서 언뜻 보면 그들은 아름답고 좋은 것이 충분히 있으며, 쓸데없이 넘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은 이상주의로 가득 차 있으며,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우며, 자기의 열의를 남들에게 전이시킬 수 있다. 그들은 인생의 밝은 면을 보고 그것을 즐기도록 남을 도와준다. 칠 유형들은 쾌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남을 웃게 만드는 유머 감각이 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웃을 수 있다. 칠 유형이 나타나면 주위에 아이들이 모여든다. 명랑한 칠 유형들은 처음 보면 ‘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칠 유형은 느긋하고 기분이 좋으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쾌활하며 놀기 좋아하고 적개심을 없애 버리는 매력을 갖고 있다. 16)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라 좋은 사람이다.’ 칠 유형들은 타고난 낙천가들이다. 이들은 놀기를 좋아하며 오락에 재능이 있으며, 타고난 재담꾼들이다. 항상 즐겁고 웃음이 많으며, 재미를 찾아 나서는 유형이다. 이들에게는 삶 자체가 기쁨이다. 하지만 이들의 낙천 안에는 고통이나 아픔, 어려움 등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들은 현세의 고통을 피하는 한 방편으로 미래의 즐거움을 계획한다. 이 계획은 그 실현에는 무관하게 기쁨을 주는 꿈이다. 현실에 대한 충실성이 없기에 이들의 계획은 항상 미루어지고 실패하곤 하지만 이러한 실패에 직면해서도 또 다른 계획을 세움으로써 회피한다. 이들은 고통을 함께 나누지 못하며 심지어는 못 본 척하고 물러서기도 한다. 또한 항상 좋은 일만을 찾기에 어렵고 힘든 일은 미루어지게 되기도 한다. 이들은 ‘좋아’ ‘됐어’ 등의 승낙을 남발하기만 할 뿐 결과에는 무관하다. 부정적인 것을 싫어하기에 이들에게는 죽음마저도 축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이 그 안에서 위안을 얻기도 한다.
이들의 어린 시절은 행복한 가정 환경에서 살다가 그것을 순식간에 상실한 배경이 있을 수도 있다. 어릴 적부터 웃기기를 잘하는 어릿광대 노릇을 많이 했다. ‘내가 웃기므로 사람들은 나를 좋아한다.’ 고 생각하기에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며 나아가 인기를 얻으려는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또한 항상 남을 즐겁게 해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서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에는 심한 경우 친구에 대한 지배욕이 숨어 있기도 하다.
이들의 상징 동물은 발이 땅에 닿을 여가가 없이 뛰어 다니는 원숭이를 들 수 있다. 현실을 의미하는 땅을 멀리한 체 하루 종일 뛰어 다니며 어릿광대 짓을 하며 놀기만 하는 칠 유형들에 대한 적절한 비유이다. 또한 이들의 색은 ‘초록’이다. 초록은 생명력을 상징하며, 순진하고 유치한 칠 유형들의 낙천적 성격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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