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종균 2014. 8. 15. 21:07

공동저서 『복음주의 기독교상담학』

주제: 기독교상담과 성령, 한국가정사역연구소, 2004년 8월


                기독교상담과 성령


                           김영근교수(D. Min.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1. 들어가는 말

 

  일반상담과 기독교상담은 내담자의 문제해결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반면에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상담이 심리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면 기독교상담학은 성경에 근거를 두고서 성령의 역사를 신뢰하며 일반상담의 원리와 방법론을 사용한다. 일반상담은 내담자의 문제해결에는 목적을 두지만 기독교상담은 내담자의 문제해결은 일차적인 목표이고 내담자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의 은총을 경험하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입어서 풍성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이차적인 목표까지를 상담의 목적으로 두고 있다.

  그러면 일반상담과 기독교상담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일반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 이 둘 사이의 상담관계인 2각 상담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 그리고 이 둘 사이를 주도적으로 인도하는 성령 이렇게 3각 상담관계를 가지고 있다. 기독교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상담관계에서 가장 결정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성령이라고 믿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성령의 역사가 없는 기독교 상담은 기독교 상담으로 부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상담(목회상담)은 위기와 고난의 사건에 봉착하여 육신의 사고 구조 속에서 갇혀 있는 사람들을 해방하여 영의 구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1) 기독교상담자는 여러 가지 육신의 구조들 - 음행, 더러운 것, 호색, 우상 숭배, 술수, 원수맺는 것, 분쟁, 시기, 분냄, 당짓는 것, 분리함, 이단, 투기, 술취함, 방탕함 등(갈5:19-21) - 로 가득한 내담자를 성령의 역사로 육신적인 사고를 깨뜨리고 성령의 열매로 풍성하게 만드는 사역을 감당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상담의 사역에 성령의 주도적인 역할과 성령의 사역은 필수적이고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기독교상담자들 중에는 성경의 활용과 성령의 역사에 기초를 두기 보다는 심리학적인 원리와 방법론을 선호해서 상담의 과정에서 성령의 역사를 소홀하게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기독교상담의 두 축인 목회적인 축과 임상적인 축 사이에서 임상적인 축을 강조하는 사역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기독교상담자들이 긴급한 문제해결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담의 임상적인 축에 치중하다보면 상담의 목회적인 축의 근거가 되는 성경, 성령의 역사, 기도, 성례전, 성령의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소홀하게 대한다. 이러한 경우에 기독교상담자는 효과적인 상담사역을 할 수 없다. 기독교상담자는 기독교의 고유한 유산인 성경, 기도, 성례전,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근거해서 내담자를 도울 때 성령은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상담관계의 주역이 되어서 내담자의 육신의 구조를 영의 구조로 변화시켜서 성령의 사람이 되게 한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우선 기독교상담의 정체성을 성령과 관계 지어 설명을 하고 성령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고찰하고자 한다. 그런 다음에 상담의 주체들인 상담자, 내담자 그리고 상담관계와 성령과의 관계를 살펴보고 기독교 상담에서의 성령의 구체적인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기독교 상담과 성령


1. 기독교상담


  기독교상담의 정체성에 관계해서 성령과 관련지어 몇몇 기독교 상담학자(목회상담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고자 한다.

  게리 콜린즈는 기독교 상담자를 “헌신되고 성령의 인도를 받는(그리고 성령으로 충만한 )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하나님이 주신 능력, 기술, 훈련, 지식, 통찰력을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적용하여 그들로 하여금 온전함에 이르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자신을 갖게 해주며 정신적인 안정과 영적인 성숙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2)라고 정의하였다

  아담스(Adams)는 “사람을 변화시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담은 사람을 변화시킴에 있어서 성령의 역사가 필요하다. 사람의 변화는 ‘중생’과 ‘성화’를 통해서 가능하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성화되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거룩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성령의 사역으로 전적으로 성령에 의한 것이다”3)라고 하였다.

  Bruce Litchfield 와 Nellie Litchfield는 “효과적인 기독교 상담에서 성령은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우선 상담자는 성령께서 사용하실 수 있도록 순복하여야 하고 청결한 그릇이 되어야 하며. 기독교상담자는 상담 과정 전반에 걸쳐 자신의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성령의 인도에 민감해야 한다.”4) 고 하였다. 국내의 기독교상담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김병원은 “기독교상담은 내담자가 안고 있는 문제를 상담자와 일 대 일의 면접관계에서 성령과 말씀에 기초하여 기도로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다.”5) 라고 했다.

  반피득은 “기독교상담은 한 인간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그의 숨은 가능성을 개발시켜 주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이며 또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이해하며 자기 자신의 문제를 분명히 깨닫고 그것을 해결하는 하나님의 과정이다.” 6) 라고 하였다.

  이형득은 “기독교상담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력으로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려는 노력은 일차원적 변화의 시도로서 노력하면 할수록 악순환의 늪에 빠져든다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이도록 도운 다음,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을 믿음으로 선악판단을 초월하는 이차원적인 변화의 시도를 통하여 타인과 자연을 착취와 투쟁의 대상으로 보는 대신 모든 인간존재와 사물은 깊은 상호의존적 관련 속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간에 포용하고 사랑하고 도울 수 있게 도와야 한다.”7) 고 하였다.

  오성춘은 “기독교상담자(목회상담자)는 내담자를 만날 때 성령님의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와 위기와 장애를 진단할 때에는 과학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목회상담자는 문제를 볼 때에는 심리학적인 원리와 상담적인 방법에 근거하여 보지만 그 문제를 가진 사람을 볼 때에는 영적인 눈으로 보아야 한다.” 8)고 하였다.

  전영복은 “기독교 상담은 상담자가 신학적 배경과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한 인간이 그리스도 안에서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되게 하여 자기 자신을 스스로 발견하고 이해하게 하며 더 나아가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성경적 원리에 따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9)고 하였다.

  전요섭은 “기독교상담자는 상담 중에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은 사람이거나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다. 이러한 내용은 교인들로 하여금 일반상담이 아닌 기독교 상담을 하도록 요구받는 부분이기도 하다.”10)고 하였다.

  정정숙은 “기독교상담은 상담자와 피상담자간의 대면관계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성령의 역사함으로써 비성경적인 사고, 감정, 행동을 성경적인 것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재교육하는 것이며 그 목적은 사람을 변화시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도록 돕는 것이다.”11) 라고 정의했다.

  국내외적으로 몇몇 기독교상담학자들의 성령과 관련하여 기독교상담의 정체성을 살펴보았다. 그 내용을 정리해 보면 성령이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서 아담스는 성령의 역사, 성령의 사역; 콜린즈는 헌신되고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Litchfield와 Litchfield는 성령은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성령의 인도에 민감해야; 김병원은 성령과 말씀에 기초하여; 반피득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형득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을 믿음으로; 오성춘은 성령님의 사람; 전영복은 성령님의 도우심; 전요섭은 성령의 인도하심; 정정숙은 성령의 역사 등으로 사용했다. 위에 언급한 상담학자들이 내리는 기독교상담의 정체성에 있어서 대부분이 기독교상담의 사역에서 성령의 역사, 사역, 인도, 기초, 역할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을 강조했다. 단지 기독교상담학자들 중에는 성령이라는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성령의 역사를 강조한 경우도 있고 반피득이나 이형득의 경우처럼 성령의 역할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을 믿음으로’ 등으로 성령의 도우심이 내담자의 변화에 꼭 필요함을 강조해서 궁극적으로 효과적인 상담사역에서 성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와 같이 성령의 역사를 강조하는 기독교상담의 이론과 방법은 성령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일반상담의 이론과 방법과 비교해 보면 뚜렷한 차이점이 나타난다.

  로저스(Carl R. Rogers)는 “상담은 내담자가 상담자와의 안전한 관계에서 과거에 부정하였던 경험을 다시 통합하여 새로운 자기로 변화하는 과정이다”라고 정의하고  피에트로훼사(Pietrofesa)는 “상담은 내담자의 자기이해, 의사결정 및 문제해결이 이루어지도록 상담자가 내담자를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과정이다.” 라고 정의하며 이장호는 “상담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내담자)이 전문적 훈련을 받은 사람(상담자)과의 대면관계에서 생활과제의 해결과 사고, 행동 및 감정 측면의 인간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학습과정이다.”12) 라고 정의한다.

  대표적인 일반상담학자인 로저스, 피에트로훼사와 이장호는 ‘내담자와 상담자의 안전한 관계’, ‘상담자가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과정’과 ‘내담자와 상담자의 대면관계’를 언급했지만 상담관계와 상담과정에서 성령의 사역이나 성령의 주도적인 역할을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일반상담도 기독교상담과 마찬가지로 상담자와 내담자와의 대면관계에서 문제해결이라는 말로 언급하고 있지만 성령의 역사는 없고 상담자가 학습한 상담의 이론과 임상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내담자의 문제해결을 돕는 과정으로서 존재할 뿐이다.

  기독교상담은 성령의 상담이며 기독교상담자들은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령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는 기도의 사람이어야 하면 말씀의 사람이 되어서 기독교 복음에 대한 확신과 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진단하고 분석하고 상담하는 과정에서 심리학적인 원리와 상담적인 기술을 고려해서 상담을 해야 한다. 이러한 그의 인간적인 성실한 노력을 할 때 성령께서도 기독교상담자의 사역을 도와주신다.


2. 성령과 상담


  상담과정에서 성령의 역할을 살펴보기 전에 성령에 관한 좀 더 일반적인 고찰을 하고자 한다. 성경에는 성령의 사역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천지 창조 전 영원부터 성령은 삼위 일체 하나님으로서 역사하시고 계신다(창1:2; 2:7). 성령은 구속사역을 위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역사하신다(요3:1-15; 롬8:1). 뿐만 아니라 보혜사 성령은 기독교 상담에 직접적으로 관련하시고 역사하시는 분으로 성경은 강조하고 있다(요14:16, 26; 15:26; 16:7).

  성령은 기독교상담 사역의 핵심이 된다. 요한복음 14장 16절에 보혜사(保惠師/ helper)로 언급된 파라클레토스(Parakletos)는 동사인 파라칼레오(parakaleo)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중보자로 다른 사람을 지원하도록 불러졌거나 보냄을 받은 사람, 위로자, 중재자, 대언자, 변호자(요14:16, 26; 15:26; 16:7)의 의미로 해석된다.

  동사인 ‘parakaleo’의 원어적인 의미는 para(-의 편에 alongside)와 kaleo(부르다 call)의 합성어로 특정인을 위해서 불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라칼레오(parakaleo)의 명사형인 파라클레토스(Parakletos)는 NIV와 RSV의 성경에서는 ‘상담자(counselor)’, KJV는 ‘위로자(comforter)’, ASV와 NEB는 ‘옹호자(advocate)’, NASB와 NKJV는 ‘돕는자(helper)’, ‘중재자(intercessor)’로 번역되었다. 우리말 성경에는 보혜사(保: 지킬 보, 惠: 은혜 혜, 師: 스승 사)로 번역되었다. N. Perin 과 D. C. Duling는 파라클레토스의 의미로 1) ‘옹호자’ 또는 ‘중재인’ 즉 그리스도인을 위해서 하나님 앞에 서는 피고측 변호사, 2) ‘위로자’ 또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상담자’ 3) ‘권고자’ 또는 ‘선포자’로 정의한다.13) 사도요한은 이 보혜사의 용어를 요한1서 2:1절에서는 의롭고, 존귀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의미로 “옹호자와 변호자(advocate)” 사용하고 있으며 요한복음에서는 모두 네 번 사용하고 있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지속하기 위해서 오시는 성령님을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다(요14:16, 26; 15:26; 16:7).14)

  게르하르트 키텔(Gehard Kittel)은 ‘파라칼레오(parakaleo)’를 ‘권고하다, 격려하다, 슬픔을 위로하다, 기도의 의미를 지닌 간원하다’로 번역하였다. 이 단어의 히브리어의 단어는 ‘나함(naham)’으로 ‘슬퍼하다’의 뜻을 지닌 것으로 사별당한 사람을 위로하다(창24:67)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위로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파라클레토스(parakletos)’의 의미는 ‘법정에서 돕기 위해 부름을 받은 자로 변호자, 돕는 자’로 설명된다. 이 단어에 대해서 랍비들은 하나님 앞에서의 변호자로 사용하였으며 신약성경에서는 요한일서 2장 1절에서는 그리스도의 구속사적인 변호와 요한복음 16장 7절 이하의 재판의 개념과 성령님께서 세상과 관련하여 조언하시고 돕는 자, 위로자로 사용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15)

  이상과 같이 보혜사 성령의 근본적인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적인 변호와 중재를 핵심적으로 의미할 뿐만 아니라 어떤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위로와 깨달음, 그리고 인도하심과 돕는 자가 되시는 분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성령은 기독교상담사역에서 돕는자, 권면자, 위로자, 변호자, 상담자 등으로 실제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3. 오순절적 기독교 상담


  기독교상담에서 성령의 이해와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에서 성령의 이해는 유사한 점이 있지만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오순절 신앙운동은 성령의 주도성과 역사와 섭리하심을 강조하며 성도가 하나님과 체험적으로 만나는 것을 강조한다. 오순절 성령은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구원과 상담을 위해서 역사하신다. 따라서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은 기독교상담에 비해서 성령의 사역과 주도성을 강조하며 초대교회 오순절날 성령이 임하신 사건에 구체적인 근거를 둔다(행2:1-4).

  맥마한(Oliver McMahan)은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을 신중심적 상담학(Theocentric Counseling)16)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신 중심의 상담학을 상담자의 삶과 상담의 중심에 하나님이 오시도록 노력하는 것이며(endeavors to place God in the center of counselor's life and counseling), 내담자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찾는 것이다(seeks to place God at the center of the life of the counselee)” 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김상인은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하나님의 온전한 사람(딤후3:17), 즉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엡4:13)으로 성숙시키기 위해서 상담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결과와 중심에 있어서 성령님의 임재와 능력을 온전히 의지함을 중심으로 상담자의 기술들을 활용하여 돕는 것”17)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김상인은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은 Oliver McMahan이 정의한 “신중심의 상담” 보다 “성령중심의 상담(Pneumatic Counseling)”이라는 용어가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데크(Edward. E. Decker)는 오순절적 상담은 권능(authority: exousia)과 능력(power: dunamis), 그리고 은혜(grace: charisma)에서의 성령의 능력을 인식(perceiving)하고 느끼며, 깨닫는 것(discerning)으로부터 인도함을 받고 보살핌을 받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18)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상담기술과 훈련보다 상담 모든 과정에서 성령의 활동을 강조한다. 따라서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어떻게 도울까 하는 질문보다는 내담자의 삶 가운데서 성령께서 어떻게 역사하실까 하는 질문에 더 주목하게 된다. 오순절적 상담은 상담의 시작과 중심에 하나님을 두는 것이며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상담의 효력으로 강조한다. 이러한 면에서는 성경의 말씀의 적용을 강조하고 성령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기독교상담자들과 차이점이 없는 것처럼 인식할 수도 있지만 상담의 과정을 통해서 성령님을 통한 하나님과의 체험적인 교제와 성령의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내담자로 하여금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구하며 인식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도록 강조하는 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상담의 과정 가운데 기독교상담이 말씀 중심과 예수님 중심을 강조한다면 오순절적 기독교상담은 체험중심과 성령중심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Ⅲ. 상담관계와 성령


  일반상담에 관련된 상담관계는 상담자와 내담자 그리고 상담자와 내담자의 상호관계인 상담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기독교 상담에 관련된 상담관계는 무엇일까? 그것은 상담자와 내담자 그리고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관계를 가지는 성령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반상담에서 상담자는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인간관계의 원리에 기초를 두고 이론을 학습하고 임상을 훈련받아서 내담자와 관계를 가지면서 당면한 과제나 문제해결을 도와주면 되지만  기독교상담은 상담자는 내담자와의 관계를 맺을 뿐만 아니라 상담자는 성령과 관계를 맺고 내담자도 성령과 관계를 가지고 상담자와 내담자와의 관계에도 성령은 간섭하시며 주도적으로 임한다. 따라서 기독교 상담과정에서 성령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1. 상담의 주역으로서 성령


  상담이란 상담자의 일이 아니라 성령의 사역이다. 성령이야말로 뛰어난 상담자이다. 예수의 상담 활동이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나고, 효과적이었던 것은 성령을 힘입어 상담했기 때문이다. 성령의 역사가 없는 기독교상담, 이것은 생명의 씨앗이 없는 열매와 같다. 이것은 결코 내담자의 내면을 변화시킬 수도 없고 삶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기독교 상담에 있어서 성령을 주역으로 모셔 들여야 하고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내담자의 치유와 회복을 도와야 한다. 그런데 기독교상담에서 성령이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상담이 과대하게 다양한 심리학 이론에 접목되어있기 때문에 성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잘못된 접근이다. 기독교상담에서 성령은 반드시 주도적인 위치를 확보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교상담이 이루어진다.


2. 기독교상담자와 성령


  전영복은 기독교상담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① 상담의 이론과 기술에 대한 지식, ② 내담자의 인격존중, ③ 객관성 유지, ④ 영혼구원을 위한 투철한 사명감 등을 이야기하면서 상담자는 상담의 기술 외에 성령의 도우심을 위해 겸손히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9) 하나님은 기독교상담자를 통하여 내담자에게 성령님을 보내 주신다. 그러므로 기독교상담자는 단순히 문제 있는 자를 도와주는 자가 아니라 자기를 통로로 하여 내담자에게 오시는 성령의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상담자는 내담자를 성령의 사람이 되게 하여 세상과 사단을 이기게 하는 하나님의 종이다.

  기독교상담자는 성령의 사람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기독교상담자가 되기 위해서는 성령 충만해서 성령의 인도함에 따라 내담자를 도와야 한다(롬8:14; 갈5:18). 그런데 여기에서 성령의 사람으로 성령의 방법으로 상담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성령의 사역만을 강조한 나머지 영적인 환원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기독교상담자는 전적으로 성령을 의뢰해야 하지만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지식과 지혜와 경험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를 영적으로 보면서 동시에 합리적으로 보아야 한다. 기독교상담자는 내담자를 만날 때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그 내담자의 문제와 위기와 장애를 진단할 때에는 과학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상담자는 문제를 볼 때에는 심리학적인 원리와 상담학적인 방법에 근거하여 문제를 보지만 그 문제를 가진 사람을 볼 때에는 영적인 눈으로 성령의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20)

  상담자는 상담을 하기에 앞서 자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에 하나님의 치유의 은혜가 흘러가는 통로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마음을 정결케 해야 한다. 또한 영분별을 통해 단순한 말 배후에 있는 문제의 뿌리까지 닿을 수 있어야 하며 상담전반에 걸쳐 자신의 능력을 의존하지 않고 성령의 인도에 민감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에 빠진 사람들을 도우려고 할 때 위로부터 오는 지혜를 구해야 하며(약1:5) 하나님의 도덕적 원리를 따라 살며 참된 내면의 평화를 발견하고 그에 따라 살 때에 화평케 하는 자가 될 수 있다. 또한 내담자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이 자신들의 삶을 책임지도록 도우며 무비판적이며 정죄나 비판을 하지 않아야 한다.21)


3. 성령의 역사와 내담자


  내담자의 내면은 상담자와 내담자와 하나님이 만나는 교차로이다. 기독교상담에서 내담자가 자신이 처한 형편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새롭게 이해하고 재해석하며 느끼고 알아서 수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담자에게 이러한 변화가 시작될 때  만이 상담의 진전과 해답을 얻게 된다. 상담과정에서 내담자들이 문제라고 제시하는 것들인 대인관계의 어려움, 성격의 부조화, 잘못된 습관, 중독증, 정신질환 등은  환경이나 뇌기능의 저하 때문에 오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영적인 것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내담자들은 이러한 문제들이 영적인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들은 이러한 문제들이 삶 속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문제이지 영적인 문제와는 별개라고 본다. 그러나 상담의 진행 속에서 보혜사 성령의 깨닫게 하시고 가르치는 역할로 인하여 그 문제의 원인과 해답을 영적인 것과 관련해서 찾게 된다. 이러한 때에 내담자에게는 놀라운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변화란 인간의 노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가능하다. 하나님은 인간의 변화를 약속하셨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모든 변화는 가능하다.22) 따라서 기독교상담자는 상담과정에서 내담자의 문제들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해서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4. 참여적 공감


  상담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의 하나가 공감이다. 공감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상한 마음과 혼돈된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아파하고 그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기독교상담은 이러한 일반상담의 공감적인 이해를 수용하지만 거기에 머물지는 않는다. 기독교상담자는 공감적인 이해를 넘어서 내담자의 전인적인 삶과 신앙적인 삶에 참여해야 하는데 오성춘은 이것을 참여적 공감이라고 했다.23) 이 공감적 이해가 참여적 공감으로 확대되는 데는 성령의 간섭하심과 섭리하심이 필수적이다. 이 참여적인 공감은 예수 그리스도가 성육신 사건에서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을 포기하시고 완전히 인간이 되어 인간들을 섬기고 그들과 삶을 나누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함으로 인간과 동일화의 과정을 겪었던 것이다(빌2:4-9).

  참여적 공감의 의미를 상담의 과정 가운데 성령의 역사하심을 중심으로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24) ① 기독교상담은 성령께서 고난당하시는 사람들 가운데 개입하셔서 그들을 고난 가운데서 구원하시도록 상담하신다, ② 기독교상담은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동일화하며 사랑으로 용서하는 공감적 이해와 자비의 바탕, 즉 상담자-내담자의 동일화를 통해서 내담자를 회복시키는데 이 때 상담자로 하여금 내담자와 동일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데 있어서 성령의 개입과 역사가 필수적이다. ③ 기독교상담은 전인적인(holistic) 관심을 가지고 상담에 임한다. 기독교상담자의 관심은 자율적인 인간이나 독립적인 인간회복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과의 올바른 영적인 관계를 갖도록 돕는 신앙적인 관심을 가지고 상담한다. 예를 들어 갈등하고 있는 부부는 그들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어 행복하게 해야 하며 동시에 부부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때에 성령은 부부로 하여금 예수님의 낮아짐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에 적용시켜서 전인적인 회복을 도와준다.  


     Ⅳ. 기독교 상담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


  지금까지 연구를 종합해서 구체적으로 기독교상담에서의 성령의 역할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성령


  보혜사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분이다(요15:26). 성령의 핵심사역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증거하시는 것이다. 보혜사 성령은 성자 예수의 속죄행위를 지속시켜 영혼을 치유하시는 분이다.25) 러셀(Russel L. Dicks)은 기독교상담의 목적을 ‘영혼의 상담’이라고 정의하면서 죄인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는 것을 강조한다.26)

  기독교상담의 핵심목표는 영혼구원이다. 내담자가 어떤 형편과 처지에서 상담을 요청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기독교상담자는  그 내담자의 영혼구원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즉 내담자가 남편과 자녀, 고부간의 갈등 때문에 상담을 요청했어도 역시 기독교상담자는 구원상담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인간문제의 배후에는 항상 근본적인 죄의 문제, 즉 영혼구원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구원 받은 자의 시각으로 삶을 보는 것과 그렇지 못한 자의 삶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 구원받지 못한 내담자는 다른 사람에게서 즉 주변 환경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이 잘 안 된다. 따라서 기독교상담자는 어떠한 상황에서 상담을 요청하든지 상담을 진행을 하면서 지속적인 목표를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내담자의 구원문제이다. 기독교상담자는 내담자의 성격의 부조화, 인간관계의 문제와 사회적응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만 그 사람의 영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궁극적인 문제해결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인간의 영혼구원문제는 기독교상담의 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오직 보혜사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기독교상담자는 상담의 진행되는 모든 시간과 현장에서 보혜사 성령의 역사하심를 간절히 간구해야 한다. 또한 내담자도 이 기도사역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2. 진리로 인도하는 성령


  요한복음 8:31-32절에서 예수는 다음과 같이 약속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이 약속은 성령 안에서 그리고 성령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요한복은 14:17절에서 성령은 ‘진리의 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성령이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는 사역을 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령은 믿는 이들 안에 거하여 진리가운데로 인도한다(요16:13). 성령은 신자들의 스승이 되어 그들의 삶을 진리가운데로 인도한다. 그러므로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것을 상담목표로 잡아야 한다. 워런 W. 위어스비(Warren W. Wiersbe)는 요한복음 16장 13절 강해에서 보혜사 성령이 교회 즉 신자들을 인도하고 가르치시는 분으로 강조하였다. 보혜사 성령은 신자들의 스승이 되셔서 그 삶을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는 것이다.27) 그러므로 기독교상담자는 상담과정 속에서 내담자가 현재 처해 있는 삶의 문제에서 진리 가운데로 인도되도록 기도해야 하며 거기에 상담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더욱이 내담자 자신도 감정이나 환경에 치우치는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함 받기를 원하는 믿음을 가지고 상담에 임해야 한다.  

  상담현장에서 대부분의 내담자들은 자신의 결정과 행동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고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담의 과정이 진행되면서 내담자들이 처음에 가졌던 신념들과 확신은 재구성되어간다. 결국 상담과정을 통해서 나오는 내담자는 자신의 결정과 행동은 잘못된 부분이 많았음을 깨닫고 이제는 새롭게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뜻이라면 인내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의 변화는 성령님께서 내담자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셨기 때문이다. 

3. 가르치는 성령


  성령은 모든 것을 가르치신다(요14:26). 성령은 신자들의 삶의 전반적인 것을 가르치시며 인도하신다. 뿐만 아니라 요한16장 8, 9절은 ‘그가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 죄에 대하여라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라고 말한다. 성령이 와서 세상을 책망하는 사역 중에 첫 번째 사역은 세상을 죄에 대하여 책망하는 것인데 그 죄란 다름 아니라 예수를 믿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예수에 대한 세상의 행위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세상의 확신 즉 ‘어두움에 머물러 있음’인데(요12:46)이것이 바로 죄이다. 여기서 말하는 죄는 개인적인 죄악된 행위가 아니라 불신앙과 불신앙에서 흘러나오는 행동, 즉 불신앙으로 성격화된 세상의 전체적 행위이다. 이는 상담과정에서 내담자의 믿지 않는 불신을 책망함으로 성령께서 그의 영혼구원을 도와서 그의 근본문제를 가르치시고 돕는 사역을 의미한다. 토레이(R. A. Torrey)는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라는 책에서 ‘교사로서의 성령’이라는 제목으로 강해하면서 보혜사 성령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가르친다고 언급했다. 즉 그리스도께서 이미 가르친 것에 대해서 생각나게 가르치는 것과 그 외에 모든 것을 가르치신다고 구분하여 설명한다. 먼저 보혜사 성령님은 신자의 삶과 예배 행위 속에서 그리스도의 말씀과 가르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실 때에 가르치신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보혜사 성령은 신자의 모든 삶을 가르치신다고 주장했다. 즉 보혜사 성령은 신자의 모든 삶을 가르쳐주시고 알려 주신다(요16:12-14). 뿐만 아니라 보혜사 성령을 통해서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받는 것은 신자들이 특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토레이는 성령님은 매우 경건한 교사이기 때문에 성령님에게 직접 배우거나 성령을 받은 사람들에게 배워야 할 것을 언급했다.28)

  상담자는 자신의 말과 지식, 습득된 상담이론과 훈련경험들을 가지고는 내담자를 설득내지는 이해 못시키는 일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상담을 마무리하고 기도를 마친 후에 내담자 스스로가 깨닫고 받아들이는 경우와 상담하는 시간에 아무리 노력했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했던 사실들을 다음 상담시간을 약속하고 기다리던 시간 사이에 이해하고 긍정하는 모습이 있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의 배후에는 보혜사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있었다. 그러므로 기독교상담의 현장에서 보혜사 성령의 가르치고 깨닫게 하시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4. 위로하시는 성령


  기독교상담에서 위로를 주는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내담자의 대부분이 어떠한 형태이든지 자신의 문제와 형편에서 위로 받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상담과정에서 상담자의 내담자에 대한 공감과 위로는 필수적이지만 제한적이며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신약성경에 위로라는 말은 ‘고통을 감소하거나 달래 주는 것’,  ‘용기를 북돋우다’,  ‘사람의 감정을 북돋도록 노력하는 것’ 등으로 사용되었다.29) Decker는 보혜사 성령은 파라클레토스(paracletos: 요14:16-17)로서 매우 능동적으로 사역현장을 도우시고 위로하신다고 강조하였다.30) 이처럼 보혜사 성령의 임재는 기독교상담의 상황에서 감정적, 육체적, 영적인 차원에서의 위로를 준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권면하고 성경에 나타난 사례들을 들어서 상담을 할 때 내담자들은 이미 이러한 말씀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지 내담자는 그 상황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을 뿐이다. 상담자는 어떤 특정한 말씀의 적용이 내담자의 상황에 합당하다는 지식적인 이해를 가지고 내담자를 위로하기 위해서 내담자에게 그 말씀을 제시하게 된다. 그 내담자와 몇 번의 상담의 경험을 평가하면서 내담자에게 어떤 변화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때가 있다. 이것은 내담자의 진정한 위로자는 그 내담자를 가장 잘 아는 보혜사 성령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기독교상담자는 인간의 지식이나 노력으로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문제를 상담할 경우에 심령 깊은 곳까지 위로하시는 보혜사 성령의 역할을 간절히 기대해야 한다.

 

5. 도우시는 성령


  보혜사 성령은 인간의 연약함을 돕기 위하여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는 분이시다.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시므로(롬8:26) 그의 도우심은 완벽하다. 기독교상담자들은 보혜사 성령께서 목회상담을 돕기 위해서 준비하신 도우심이 잘 이루어지도록 간구해야 한다.31) 보혜사 성령은 인간의 문제 상황에서 자포자기 하고 싶은 심령을 돌이킬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이시다. 보혜사 성령은 삶의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이시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최대한 도우려고 하지만 한계상황에 부딪힐 때가 많다. 그 때마다 기독교상담의 현장에서 성령의 도우심을 받는 것은 필수적이다.

  기독교상담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내담자의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상담 전에 내담자가 가지고 살아왔던 생활양식내지는 대인관계 및 대화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변화를 줄 때 문제해결이 시작된다. 그러나 내담자에게 익숙해있던 것에 대해서 변화를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 내담자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힘든 경우가 많다. 내담자가 근본적인 변화를 인식하고 변화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하기까지 보혜사 성령의 도우심이 있어야 함을 상담자는 상담현장에서 늘 경험한다.


     Ⅴ. 나가는 말


  지금까지 기독교상담과 성령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살펴보았다. 먼저 기독교상담의 정체성과 관련지어 성령의 역할을 살펴보았고 성령의 어원적인 의미로서 성령의  역할을 살펴보았고 그런 다음 상담관계와 성령의 역동성을 연구했고. 그리고 기독교상담에서 구체적인 성령의 역사를 ①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성령, ②진리로 인도하는 성령, ③가르치는 성령, ④위로하시는 성령, ⑤도우시는 성령 등 5가지로 정리해서 살펴보았다.

  기독교상담에서 보혜사 성령님은 그 분 자체가 상담자(Counselor)이시다. 기독교상담은 상담의 전문적인 기술과 방법론에 앞서 상담자이신 보혜사 성령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성령은 인간을 더 나은 상태로 변화시키는 분이다. 성령은 상담자와 내담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그 상담관계에서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독교상담자는 상담과정에서 성령의 주도성을 인정하며 성령의 역사하심과 돌보심을 기대하며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상담과정에서 성령의 역동성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기독교상담자는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깊은 말씀의 이해와 묵상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독교상담자가 상담의 시작과 진행과 결과가 온전한 성령의 역사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성령의 역사에 떠맡긴 체 기독교상담자에게 주어진 성실한 상담자의 자세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늘 기독교상담자는 심리학적인 지식의 습득에도 최선을 다해서 인간이해에 대한 폭을 넓혀야 하며 상담의 기술훈련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기독교상담자는 상담이 성령의 사역이며 상담의 모든 과정에서 성령의 주도적인 역할을 확신하면서 상담에 임한다. 동시에 기독교상담자는 내담자를 상담할 때 그 사람 자체는 영적인 눈, 즉 성령의 마음으로 보아야 하지만 그 내담자의 문제를 접근하고 분석하며 진단할 때는 할 때는 심리학적인 원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러할 때에 상담과정에서 성령의 역사는 더욱 역동적으로 일어나고 성령은 기독교상담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