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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가의 허브역할/1. 심리상담

인간 발달 이해 하기

인간 발달 이해 하기


                                                                                      이명진 (서강대 강사)


 인간의 발달은 수정으로부터 시작해서 전 생애를 통해 계속되는 성숙과 변화의 과정이다. 발달은 크게 신체적 발달과 심리적 발달로 구분되며, 심리적 발달은 인지발달, 성격발달, 정서발달, 사회성발달, 도덕성발달 등을 포함한다. 인간의 발달을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들이 있으나 인간발달을 해석하는데 완전한 틀을 제공하는 이론은 없다. 각각의 이론들은 선천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을 중요시하거나 아니면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발달을 이해하며, 환경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수동적으로 보는가 능동적으로 보는가에 따라서도 상이한 입장을 보인다.

 

특히 1970년대 이후부터는 인간의 발달을 연구함에 있어 단지 아동기나 청소년기만이 아닌 성인기, 중년기 및 노년기를 포함하는 전생애에 거친 발달로 접근하는 경향이 일반화되고 있다. 전생애 접근은 인간의 발달을 이해함에 있어 그의 주변환경이나 살아온 내력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 현재, 미래의 요인까지 포함하는 상당히 체계적인 접근법이다. 다양한 발달단계에 속해 있는 내담자들을 만나게 되는 상담사는 인간의 발달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 상담사는 인간 발달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동일한 내담자라 할지라도 그가 어느 발달단계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가장 좋은 상담방법이란 없으며, 상담사는 항상 내담자의 발달적 측면을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1) 발달의 원리

인간의 발달은 신체적 발달과 심리적 발달 등 모든 면에서 일정한 원리와 순서를 지니고 있고 이 과정은 어떤 일정한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하는 것이 발달의 원리이다. 발달의 단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아동의 발달을 이해하는 일반적인 원리는 다음과 같다.


∙다차원성 : 신체적, 심리적, 사회문화적 등 발달의 여러 측면들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연령단계 : 인간의 발달은 각 연령에 따라 크게 다르게 일어난다.

연령단계는 특정시기에 일어나는 독특한 발달의 단계를 말하며, 대략 태내기, 신생아기, 영아    기, 유아기, 아동기(학령기), 청소년기(사춘기), 성인기, 중년기, 노년기 등으로 구분한다.

 

∙개인차 : 각각의 아동은 독특하며 똑같은 아동은 없다. 그러나 대략 95%의 아동은 평균적인    아동으로 볼 수 있고 이들은 발달과정에 있어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개인차에 대한 인    식이 결핍되면 아동 개인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교육적으로 역효과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

 

∙최적기 : 생물학에서 도입된 개념으로서 한 사건의 영향력이 가장 큰 어떤 일정한 시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임신 3개월 이내에 임산부가 풍진에 걸리면 태아의 눈, 귀, 뇌에 손상을     받을 위험이 높다.

 

∙전체에서 부분으로 진행 : 신체적인 발달이나 정서적인 발달에 있어서 큰 부분에서 세밀한    부분으로 발달한다. 발달은 분화과정인 동시에 통합과정이다. 영아기의 아이가 손에 무엇을    잡을 때나 음식을 입으로 가져갈 때 손만 움직이지 않고 온 몸을 움직이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정서적인 상태 역시 신생아의 정서는 처음에는 전체적인 흥분상태로 표현되지만 점    차 자라면서 기쁨, 공포, 사랑 등 세세한 감정으로 분화된다.  

 

∙발달의 순서 : 발달측면이 나타나는 시기나 발달속도는 아동마다 다를 수가 있으나 발달의    순서는 일정하다. 예를 들어 머리를 가눈 다음에 가슴을 들고, 일어선 다음에 걸을 수 있다.



2) 중요한 발달 이론


∙에릭슨(Erik Erikson, 1902-1994)

에릭슨은 인간의 성장을 개인적 욕구와 사회적 기대 사이의 상호작용의 소산물로 이해했다. 그는 생활 주기에 따른 심리사회적 발달을 8단계로 제시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는 제1단계 (0-1세, 신뢰감 대 불신감), 제2단계 (2-3세, 자율성 대 수치심과 회의감), 제3단계 (4-5세, 주도성 대 죄책감), 제4단계 (6-11세, 성취감 대 열등감), 제5단계 (12-19세, 정체성 대 역할혼동), 제6단계 (친밀감 대 고립감), 제7단계 (생산성 대 자기침묵), 제8단계 (통합성 대 절망감)로 나누어진다.

 각 단계마다 인간은 개인적 욕구와 사회적 요구의 통합을 필요로 하는 특별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를 심리적 위기라고 불렀다. 심리적 위기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의 발달과제를 성취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다음 단계의 심리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된다. 예를 들어 신뢰감 있는 첫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영아나 성적/직업적 주체성을 형성하지 못한 십대는 성인초기에 이성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피아제(Jean Piaget. 1986-1980)

  피아제는 인간의 발달이 인지발달에 의하여 주도된다고 보았으며,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인지가 발달된다고 이해했다. “인지”란 감각적 자료를 해석하고 이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재생시켜주고, 사고, 추리 문제해결 등에 이용하여 환경과 자신에 대한 인식을 획득해 가는 과정을 말한다.

 피아제는 인지발단 단계를 감각 운동기(0-2세), 전 조작기(2-7세), 구체적 조작기(7-12세) 그리고 형식적 조작기(12세-성인기)로 나누었다. 피아제 이론의 중심개념은 인지구조로서 인간의 정신에도 심리적인 구도가 있다고 믿었다. 신생아는 인지구조가 거의 없는 상태로 태어나지만 성장 발달하면서 인지구조가 생기고 점차 분화되고 일반화된다.


∙대상관계 이론

 대상관계 이론은 인간이 태어나서 대상(돌보는 사람과 환경)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고, 세상을 배우며, 자신을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는 심리구조인 자아/자기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다루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관계를 맺고자하는 욕구를 갖는다고 전제하고 생후 2-3세에 심리적 자아가 형성된다고 이해한다. 생후 초기에는 주로 어머니가 주된 대상이 되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Mahler는 유아의 심리발달과정을 정상적 자폐단계, 정상적 공생관계, 분리-개별화 단계, 대상항상성 단계로 구분하였다. 정상적 자폐단계(출생 초기)는 외부의 현실이나 대상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대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 공생관계(1개월 - 3, 4개월)는 신생아가 자신의 경험을 좋고 나쁜 것으로 조직화하기 시작하고 돌보는 자와 자신의 구별이 없이 단일한 전능체계로 인식하는 시기이다. 자신이 돌보는 자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믿고 이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중요하고 귀한 존재로 느낀다.

 

 생후 4-5개월에서 10개월 사이에 유아는 주위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점차 자기와 대상과의 차이를 식별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돌보는 자와 다른 사람을 구별하기 시작하는 낯가림을 시작하고 불안함을 느낀다. 생후 10개월이 지나 걷기 시작하는 시기에 유아는 신체적으로 어머니와 분리되는 경험을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아직 분리되지 않는다. 15-18개월 정도가 되면 유아는 어머니가 자신의 욕구를 항상 충족해주지 못하는 현실을 경험하면서 좌절을 느끼게 되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얻기 위해 새로운 차원의 상호작용을 시작한다. 유아는 분리와 의존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고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3살 정도가 되면 유아는 지금까지 대상과의 경험을 토대로 자기와 타자에 대한 안정된 개념을 형성한다. 대상이 없어도 적절하게 심리적으로 기능 할 수 있는 대상항상성이 형성되고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통합하여 통합된 자아를 형성할 수 있는 건강한 바탕이 구축된다. 즉 대상과 자신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고, 나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이해를 가지면서 좋고 나쁨이 한 사람의 존재 안에 통합 될 수 있다. 그러나 좋고 나쁨이 통합되지 못하면 자기 안의 나쁜 것을 대상에게 투사하여 내적 평정을 유지하거나, 자기를 통제하는 부모의 이미지나 대상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들을 자기의 것으로 동일시하여 자기도취적, 전능 환상을 유지하게 된다.


 Winnicott는 탄생초기에 유아가 경험하는 부분들을 통합할 수 있도록 유아를 통합된 전체로 대해줄 것과 어머니의 반응을 통해서 아이가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에 유아의 욕구와 몸짓을 정확히 읽고 시기적절히 반응해 주는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되어줄 것을 강조한다. 또한 유아가 아무 욕구가 없을 때는 자극을 주지 않고 지켜보면서 ‘홀로 존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허용해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유아는 현실의 좌절감을 경험하고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과정에서 중간대상을 필요로 한다고 하였다. 유아는 자신의 통제 안에 있는 환상이나 통제 밖에 있는 어머니의 중간에 있는 대상과의 관계를 통해 자기의 한계를 수용하고 타자를 인정하는 객관적인 관계양식을 발달시킨다. 이 과정에서 유아는 통제 밖에 있는 어머니를 파괴하려는 공격성을 보인다. 공격성의 대상인 어머니가 이를 수용하고 파괴되지 않은 채로 살아 남을 때 유아는 어머니를 신뢰하게 된다. 만약 유아의 공격성에 어머니가 보복을 하면 아이의 공격성은 억압되고 거짓자아가 발달하게 되므로 유아의 공격성은 억압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통합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Kohut은 인간이 자신을 사랑하는 심리적 에너지를 갖고 관계의 망 속으로 태어나며, 관계를 통해서 자신, 타인, 세상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자기’는 자극을 주고받는 주체로서 오랜 시간 동안 주변과의 관계를 통하여 구성되어지는 응집적 구조물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의 유용성을 경험하기를 원하고, 이 경험의 질을 통해 자기를 구축하게 된다. 

 

 건강한 자기가 구축되기 위해서 유아는 과대적 자기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거울 대상을 필요로 한다. 유아의 행동을 수용하고 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며 따뜻하게 비추어주는 관계를 통해 유아는 자신, 타인, 세상에 대해 긍정적 경험의 틀을 몸 안의 이미지로서 간직하고 과대적 자기를 구축하게 된다. 과대적 자기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 자존감과 타인에 대한 성숙한 형태의 찬양과 공감을 보일 수 있으며, 창의력을 개발하며 살 수 있는 힘을 지니는 응집적 자기의 형성에 바탕이 된다.

 

 또한 유아는 자기보다 위대한 대상을 이상화시켜, 이상화한 대상의 가치와 삶의 목표들을 내면화하고 그 대상 안에서 자신의 극대화한 모습을 발견하며 자신의 불안을 극복하려한다. 만약 이러한 욕구가 좌절되면 그 개인은 평생동안 이상화된 대상을 찾기 위해 삶을 낭비하게 된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배우고 닮아가면서 자신의 자기가 강화되는 것을 경험하고, 이 과정을 통해서 세상에 적응하는 재능과 기술들을 계발해 나간다.


3) 단계에 따른 특성과 발달과제


 출생부터 청소년기까지는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 발달하기 위한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다. 가정은 아동의 생활의 중심 무대로서 아동들에게 초기 경험을 제공하는 주된 환경이 된다. 특히 부모는 아동이 형성하는 상호관계의 양적/질적 측면과 모든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초기에 형성되는 아동의 발달, 경험, 인간관계의 틀은 앞으로 진행되는 발달과정, 타인과의 상호관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 0세부터 6개월 >

절대적 의존의 시기 : 신생아의 생활은 주로 소화과정의 리듬, 자고 깨는 것, 반사행동에 좌우되며 이러한 생득적인 반사활동을 기초로 하여 감각운동적 행동이 발달한다. 신생아나 영아는 타인의 돌봄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경의 자극에 단순히 반응하는 수동적인 존재만은 아니다. 감각기관을 통해 오는 정보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며, 미약하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의 능력이 있고 학습도 할 수 있다. 에릭슨은 이 시기의 아동의 주요한 과제는 기초적인 신뢰감 형성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시기에 영아는 돌보는 자와의 상호성을 통해 타인과 분리된 존재로서의 자신을 깨닫게 된다. 이 상호성은 의사소통체계 발달에 중요한 기초가 된다.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이 시기를 양육자의 보살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시기로 보며, 아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아무런 기억도 하지 못하는 이 때에 이미 성격의 기초는 형성된다고 말한다.

 

기본적 신뢰감의 형성 : 신뢰감은 자신과 돌보는 자 및 환경에 대한 믿음이다. 돌보는 자가 영아의 기본적 욕구를 적절하고 일관성 있게 충족할 때 돌보는 자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고 세상이 안전하고, 예측할 수 있고 살아갈 만 하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또한 이러한 초기 상호작용에서 신생아나 영아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어떠한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된다. 돌보는 자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사물이나 사건을 구체적인 상황에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예측능력이 발달한다. 이 예측능력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자신의 행동을 예측하고, 예측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여 자신의 능력에 대한 기본적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

 부모는 갓 태어난 아기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다. 아이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욕구를 알려올 때 부모가 민감하게 그것을 파악하여 시기적절하게 돌보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갓 태어난 아기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돌보는 자와 영아는 서로 자극과 반응을 주고받으며 영아는 기본적 신뢰감을 형성하고 자신과 타인을 분별하게 된다. 이 때 돌보는 자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양육하되 지속적인 접촉과 자극을 주어야 한다. 영아가 스스로 어떤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의 역량에 대해 자신감이 생기면 학습 경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다. 돌보는 자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 시기의 영아발달에 중요한 자극을 제공할 수 있다. 하나는 영아의 감각운동 능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아와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극에는 시각적(눈 맞추기, 밝은 색, 명암의 대조, 움직임), 청각적(말, 노래, 음악, 풍경소리 등), 촉각적(포옹, 흔들기, 얼리기, 목욕, 헝겊, 장난감) 자극과 손과 눈을 연결하는 움직임(움직이는 자동차, 장난감을 쥐기)을 촉진하는 활동 등이 있다. 필요한 자극은 양적인 것이 아니라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질적으로 적절한 자극이어야 한다.


< 6개월-12개월 >

   자기와 외부를 분리 : 자기와 외부의 분리는 돌보는 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필요할 때면 자신에게 친숙한 사람이 온다는 것을 알게되고 돌보는 자의 목소리, 신체적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무슨 일이 어떤 시간에 일어나는가를 인식하면서 자기와 외부에 대한 분리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영아는 울음, 미소, 옹알이 등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면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참여한다. 이시기에 비로서 자기의 신체가 자기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다. 엄마와 자기를 분리해서 보기 시작하며 비록 엄마 품을 떠날 수는 없어도 세상을 좀더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한다.

 

   새로운 기능의 터득 : 비로소 앉게 되고, 기어다니다가 걷게된다. 한 동작 한 동작을 마스터할 때마다 주어지는 엄마의 환호와 관심에 의해 아이는 새로운 것을 해볼 수 있는 힘을 얻  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기능을 조금씩 형성해 나간다.

 

   세상에 대한 탐색의 시작 : 이제는 세상을 탐색하게 된다. 아이에게 세상은 새로운 것이 가득찬 호기심의 세계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할 것 같은 자신감을 가지며 넘어지고 다쳐도   계속 탐색을 그치지 않는다. 


∙부모의 역할

 아이의 기능적 변화에 대해 기쁨으로 반응해 주라.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자신감을 형성하게 되고 엄마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서 자기의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도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또한 엄마의 인정을 받으면서 새로운 기능을 터득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게 된다.

아이 곁을 떠나지 말고 지켜 주라. 아이는 자기가 전능하다고 느끼지만 현실에 대한 인식이 없다. 아이는 엄마로부터의 분리를 시도하지만 동시에 강한 불안감을 느낀다. 엄마가 가까이 어딘가에 있으며 돌보아줄 것이라는 신뢰감이 있을 때 두렵지가 않다. 엄마가 가까이 있어줌으로 해서 아이들은 혼자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유와 사람을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기본적 신뢰의 능력을 지닐 수 있게 되며, 분리불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 2 세 >

 에릭슨에 의하면 이 시기는 유아가 독립심과 자율성을 형성하는 시기로서 그 주요 요소는 유아의 운동성 발달이다. 이 시기에는 유아의 근육발달로 대소변의 통제가 가능하고, 혼자 걷고 먹을 수 있으며 간단한 언어소통도 가능해지며, 유아는 자신이 여러 가지를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갖는다. 또한 유아들은 주위 환경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무엇이든지 해보려고 시도하고 자기 의지대로 행동하려는 자율성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모든 것을 "내가, 내가..."라고 주장하는 유아에게 자신의 자율성을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하려면 돌보는 자의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유아의 요구를 인정해 주고 유아가 원하는 행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면 유아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킨다. 또한 이러한 자율성의 발달은 "싫어"라고 표현되는 부모에 대한 거부증과 함께 나타나며, 이러한 표현을 통해 부모와 분리된 존재를 확인한다.

 

부정적 : 부모가 하라고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싫어”, “아니”라고 대답하기 일수이다.

 

떼쓰기 :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할 때는 금방 떼를 쓴다. 그러나 금방 그치기도 한다.

 

강한 호기심 : 무엇이든지 살펴보고, 맛을 보고, 눌러보고, 짜보고 한다. 그러므로 위험한 것   을 옆에 놓아두지 말라.

 

소유욕과 파괴욕 : 두 살짜리 아이들은 자기 물건을 남과 나누어 가지는 것을 싫어한다. 또    한 모든 것에 대해 알아내려고 하기 때문에 장난감들이 쉽게 부서지거나 찢어지는 등 남아    나지 않는다.


∙부모의 역할

 자율성을 시험하고 학습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부엌의 서랍장 하나를 열고 내용물을 모두 꺼낸다. 그 속에 깨지지 않고 위험하지 않은 물건들을 넣어두고 지정된 서랍을 사용하도록 일관성 있고 분명하게 제한하면, 아기는 부엌의 다른 서랍은 만지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동시에 배울 수 있다.

 유아의 발달단계에 맞는 다양한 학습환경을 제공한다. 유아가 걸을 수 있는 경우는 많은 것을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이다. 아이가 "내가, 내가" 하면서 혼자서 하고자 할 때 아이의 호기심과 속도에 맞게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유아의 자아 존중감이 서서히 손상되어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유아의 배변훈련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면 유아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고집을 피우려는 의지를 갖는다. 부모가 대소변 훈련을 중요한 학습경험으로 보면 갈등이 최소화되고 유아는 즐거움을 얻고 훈련단계를 성취하여 자신감을 갖게 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이 시기의 유아의 언어는 빠르게 발달한다. 신체적 의사표현에서 언어적 표현이 빠르게 발달한다. 18개월에서 3세 사이에 22단어에서 200단어로 확대된다. 초기의 언어는 성인에게서 배우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정확한 언어구사와 함께 언어의 모델을 보이는 것이다. 유아가 말할 때 진지하게 경청하고,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한다. 유아와의 반복되는 질문에 답해주고 책을 읽어주는 것은 언어발달과 지적발달을 촉진시킨다.



< 3 세 >

사람들을 즐겁게 하려고 애씀 : 이 나이 또래 아이들은 쉽게 동조한다. 왜냐하면 어른을 즐겁게 하려고 하고, 어른에게 인정받고 수용되기 원하기 때문이다.

 

협조적임 : 지시에 따르는 것과 다른 아이들과 함께 일하기를 좋아한다. 이제는 나누어 가지는 것도 좋아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에 대해 매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매우 활동적임 : 온종일 쉬지 않고 활동하며 쉽게 지친다.

 

상상력을 발휘함 : 가상의 세계 속에 살며, 아직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분별할 줄 모른다. 그들에게 커다란 검정개를 보고 곰이라고 말하면, 그대로 믿을 것이다.


∙부모의 역할

-착한 일을 했을 때, 말을 잘 들었을 때, 도움이 되었을 때 칭찬을 해준다.

-활동량이 많은 게임이나 놀이를 제공하되, 반드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상상력을 발휘해야하는 놀이를 위한 기회와 소재를 제공해 준다. “내가 어디 숨었는지 찾아    봐라.” 같은 놀이를 한다.

-형제들과 또는 이웃 친구들과 협력해서 하는 활동을 제공한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잘 놀았을 때 보상해 준다.


< 4 세 >

꼬치꼬치 캐물음 : 질문을 많이 하는 나이이다. 대답을 해주어도, 네 살짜리는 계속해서 “왜                      그래?” 하고 묻는다.

 

수다를 떰 : 언어능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아이는 이제 쉬지 않고 말을 한다. 이것이 때로

            어른들을 짜증나고 지치게 만든다.

 

감정적으로 예측 불가능 함 : 네 살짜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울어버리기도

            한다. 또한 갑자기 한바탕 화를 내기도 하지만 쉽게 가라앉기도 한다.

 

명랑하고 사교적임 : 힘과 생기에 넘치며,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매우 즐긴다.

 

왕성한 활동력 : 그네, 매달리기, 정글 짐, 자전거 타기 등 근육을 사용하고자 하는 그들의   

                욕구 때문에 활동이 잦아진다.


∙부모의 역할

 아동의 주도성과 자유로운 탐색을 촉진시키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동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와 자신감(긍정적 자아개념)을 갖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 시기에는 지적 주도성과 탐색에 대한 욕구에 적절한 학습경험을 할 수 있는 놀이나 장난감이 필요하다. 장난감은 아동의 놀이를 위한 도구이지만 놀이는 아동의 학습이 일어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따라서 놀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이나 장난감의 선택이 중요하다. 상품화된 장난감이나 책만 놀이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 아동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조적인 놀이를 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훌륭한 장난감이 될 수 있다. 장난감은 아동의 수준에 맞추어 아이가 좌절감을 일으키지 않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안전해야 하며 아동이 수동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조작하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아이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알맞다.

                                      

< 5 세 >

언어 능력 : 이제 언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말하기를 좋아하고 이야기를 지어내 엉뚱한 질문을 하면서 어른들과 장난한다.

 

주도적임 : 다섯 살짜리 아이는 대개 이야기를 제일 먼저 꺼내려 하거나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활발하고 시끄러운 집단 놀이 : 시끄럽고, 기운이 왕성해서 이 나이 또래 아이들끼리 모여서  게임하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인정 욕구 : “착한 아이” 라고 인정받는 것은 이 나이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부모나   선생님 맘에 들고 협조적이 되려고 확고한 욕구를 가진다.

 

책임감 : 작은 과제나 의무라도 수행하면 어른이 된 것처럼 느낀다. 그래서 언제나 식탁을     차리거나, 세차를 하는 등 엄마, 아빠를 도우려고 애쓴다.


∙부모의 역할

-아이와 대화할 시간을 마련한다. 함께 이야기책을 읽는다. 이야기를 하고, 서로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권장한다.

-착한 일을 인정해 주고 적절하게 상을 준다.

-그들이 참가할 수 있는 게임을 마련하고, 집단 놀이에 참여하도록 격려한다. TV 시청을 그    만 두고 필요한 운동을 하러 밖으로 내보낸다.

-아이들에게 식탁을 차린다든지, 설거지를 도우라고 하던가, 장난감을 치우는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책임을 지운다.


< 6 세 >

짧은 집중력 : 쉽게 주의가 흐트러져, 이 나이의 어린아이들은 어떤 한 가지 일에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한다.

 

왕성한 활동력과 지치지 않음 : 안절부절하고, 지치지도 않고, 여섯 살짜리 아이는 에너지가   넘쳐서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한다. 그들은 언제나 달리거나, 뛰거나, 잡아당기거나     하는 등의 활동적인 놀이를 한다.

 

배우는데 열심임 : 그들은 꿈틀거리는 벌레에서부터 하늘에 있는 별까지,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책읽기, 이야기를 연기하기, 만화 보기 등은 이들이 가장 즐기는 것들이다.

 

매우 경쟁적임 : 게임이나 놀이에서 매우 경쟁적이며, 승부에 매우 민감하다.

 

강한 성 귀속감 : 이 시기에는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같은 성과 놀기를 선호한다.


∙부모의 역할

-자연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도록 관심을 개발시켜준다.  조개 껍질, 돌멩이 등을 모아 보도록     권한다.  

-많은 책과 테이프, 노래, 교육용 비디오 등을 소개해 준다.

-집 바깥에서 하는 활동이나 관심 있는 사물을 위해 시간을 보내도록 허용한다.

-집단 놀이에서 어떻게 놀고, 경쟁해야하는지를 가르친다. 집단이 함께 노력하는 것, 팀 정신의     가치를 더 강조하고, 이기는 것보다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게 한다.

 

< 아동기 : 7-12세 >

 학령기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아동들은 신체적/심리적 의존상태에서 천천히 부모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활동영역을 가족의 울타리 밖으로 넓혀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동의 정서적 발달이 이 시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무관심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아동에 관한 어른들의 지식이 가장 적어서 ‘잊혀진’ 시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이 시기는 아동이 이전까지 가졌던 부모와의 상호관계는 줄어드는 반면 학교입학을 통해 새로운 집단에 소속하게 되고 또래집단에 참여하면서 그 집단의 가치와 행동양태에 영향을 받음으로써 아동의 사회적 관계 양상이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에릭슨은 아동기(6-11)가 자아성장의 결정적 시기이고, 아동에게 성취감(근면성)과 열등감이 생겨날 수 있는 시기로 보았다. 즉 아동이 열심히 노력하여 목표한 것을 이루는가 아니면 노력하지 않아 실패하는 가로 나뉘어지는 시기라고 보았다.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이 단계의 변화가 시작되는 주된 원동력이다. 이 시기의 아동의 과제는 사회가 아동에게 요구하는 일련의 능력(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인지적인 기능)을 획득하는 일이다. 이 시기에 순조로운 학습이 이루어지고 적응을 잘하여 부모, 또래, 교사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자신감과 성취감(근면성)을 갖는 반면, 힘들거나 실패한 느낌을 느낄 때 아동은 부적응과 기본적 열등감을 갖게 된다.

 

 피아제에 의하면 이 시기는 아동의 사고에 있어서 급격한 진전이 일어나는 구체적 조작기이다. 사물의 보존과 불변성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고 모든 특성과 관계성을 고려하는 합리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 타인의 견해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여 자기중심적인 언어와 사고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고려하는 사회화된 언어와 사고로 변화한다. 이때 우선적으로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부모는 이 시기의 자녀에게 논리적인 설명을 해줌으로써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

 

도덕성 발달면에서는 이 시기의 아동은 부모가 요구하는 것을 따라하는 타율적 도덕성(약 6세에 시작)에서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율적 도덕성(9세경에 시작)으로 옮겨가는 시기에 놓여있다. 타율적 단계에서는 규칙에 대해 일방적인 존중을 보이고 규칙은 절대적이고 고정된 것으로 이해하며, 행동의 동기보다는 결과에 의해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자율적 단계에서는 규칙은 상호 협의에 의해 고칠 수 있으며 결과보다는 의도를 고려하여 도덕적 판단을 한다. 아동이 타율적 도덕성 단계에서 자율적 단계로 이행하는 데 있어서는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또래와의 접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시기의 부모는 또래와의 관계를 잘 맺도록 격려하고 자녀와 평등한 관계를 확립함으로써 아동의 도덕성 발달을 도울 수 있다.


∙부모의 역할 : 격려자

  이 시기의 부모의 주된 역할은 격려자의 역할이다. 아동이 학교생활에서 성취감을 획득하고 친구관계에서나 가정 밖의 사회관계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생활화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부모들은 아동들이 그들이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고 부모에게서 독립해 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격려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살펴 주는 일이 부모자녀 관계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점차 증가하는 자녀의 또래관계와 다른 성인의 영향을 부모는 수용하기 힘들어한다. 즉 부모가 이 시기에 직면하는 문제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존재로 남고 싶어하는 욕구와 아이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필요 사이에서의 갈등이다.

 아동이 또래, 교사 등 가정 밖의 타인들에 의해 수용되고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동의 긍정적 자아발달에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자신감과 성취감을 갖기 위해 학습의욕을 고취시키고 성실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나 부모들은 교육의 3대 과 현상(과잉교육, 과열교육, 과잉보호 교육)에 따라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학습대신 강요된 학습을 요구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전인교육과 삶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과외활동과 취미생활은 학습범위를 넓히고 집단 내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기르는 중요한 기능이 있지만, 너무 많은 참여를 강요하여 또래 아동들이나 부모와의 상호작용에 참여할 시간까지 빼앗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동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의 아동들이 갖는 공통된 문제점은 거짓말하기, 물건 훔치기, 숙제를 제 때에 안 하기, 텔레비젼 지나치게 보기, 용돈사용을 적절히 하지  못하는 것, 버릇없음, 잠자는 시간을 지키지 못 하는 것 등이다. 이 시기에는 공부하는 습관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아동들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아동들은 아직 하고 싶은 행동을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훈육은 사랑과 보살핌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훈육과 처벌이 동일하게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훈육이란 바람직한 행동은 권장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르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을 배우도록 돕는 행위이다. 애정을 주지 않거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명령을 하는 것은 벌이다.


< 청소년기 : 13-18세 >

청소년기는 심리적, 신체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자녀들은 이제 더 이상 아이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어른도 아니다. 이 시기를 특징짓는 뚜렷한 변화는 급격한 신체적 발달과 제2차 성징이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이다. 이와 함께 정서적 변화와 혼란이 따르고 정신적으로도 크게 발달해서 내면적 성숙을 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급격한 신체적 변화 및 생리적 변화에 따라 신체상과 자아개념의 변화가 생기고 자신의 내부로부터 자신에 대한 물음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즉,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과 함께 주위에서 보아주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특별히 성과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들의 과제는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며 이에 따른 적절한 행동양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또한 또래집단에 소속되고 이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부모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즉, 청소년시기는 급변하는 내적/외적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나아가 미래의 자신을 준비하는 시기로서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전환하며 진로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시기이다.

 에릭슨에 의하면 이 시기의 중요한 과제는 자아정체감의 확립이다. 자아정체감은 청소년기에 갑자기 생겨나는 것은 아니고, 자아에 대한 인식이나 자아개념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자아인식과 자아개념의 내용이 단순히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자신의 내부로부터 주어지는 주체적이고 의식적인 자기성찰이 더해진다는데 그 큰 의미가 있다. 즉 지금까지의 자아개념에 변화와 통합이 이루어져 질적으로 매우 다른 자아정체성이 확립된다. 자아정체감이란 자기확인이고 자기 수용이며 자기규정으로서 자신을 성인으로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의 역할 : 상담자 / 조력자

   이 시기에 부모와 자녀사이에 발생하는 실질적인 문제는 귀가시간, 용돈, 학업, 정리정돈, 옷과 몸치장, 친구선택, 이성관계 등이다. 이들은 부모에게서 독립하려고 부모들을 밀어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로부터 자신들의 새로운 요구, 확장된 활동반경, 친구관계 등을 인정받기를 바란다. 또한 부모의 기준을 거부하고 또래의 기준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부모와 갈등을 겪는다. 대부분의 경우 또래의 기준이 부모의 기준과 차이가 있거나 대립되기 때문에 부모들이 자녀들을 이해하고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청소녀/소년들은 그들의 발달된 사고능력과 새로운 욕구로 인해 지금까지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부모는 자녀들이 자신들에게 비판적이고 잘 따르지 않을 때 자신의 양육방법에 대한 회의와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부모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그들의 사생활에 대해 말하기를 거부하면 무력감을 느낀다. 자녀들이 부모의 기준과 또래 사이에 통용되는 기준 사이를 오가며 '밀고 당기는' 관계를 반복할 때 부모는 어려움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태도는 정체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들 자신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표현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의 부모역할은 아주 중요하나 불안정하고 때로는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 시기의 부모는 격려자와 상담자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청소녀/소년기의 발달 특징으로 인해 많은 혼란과 갈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학업, 친구, 이성, 진로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 상담자로서의 부모역할이 필요하다. 이러한 격려자, 상담자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성장 발달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할 뿐만 아니라, 이해와 수용을 내포한 긍정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부모자녀 관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의사소통에 실패하게 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자녀를 계속 어린이로 지각하고 어린 시기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스스로 혼란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청소녀/소년들이 갈구하는 것은 자기 존중감이다. 이 시기의 자녀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들의 부적절하고 돌발적인 행동을 수용하면서 인격적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바로 청소녀/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의 핵심적인 역할이다.



4) 전생애 발달과정에 따른 가족의 과제


∙영아기 (0-12개월)

어머니와 유아간의 관계는 첫 4개월 동안 매우 밀접하다. 이 시기에 산후 휴가를 얻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버지와 아이와의 유대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버지가 휴가를 얻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때로 아버지가 아기에게 질투를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은 정상적인 것이며 이 감정은 4개월이 지난 후 어머니가 남편에게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함에 따라 줄어들 것이며 아버지와 아이와의 유대도 강화될 것이다. 이 시기는 유아에게 있어서는 절대적 의존의 시기로, 건강한 성격의 형성에 있어 치명적으로 중요한 시기이다. 유아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따뜻한 품과 아기의 신체적, 정서적 필요에 대해 시기 적절하게 반응하여 주는 것이다.   


∙유아기 (2세-6세)

어머니는 부모역할에 대해 불안해한다. 어느 정도의 제한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잘 모른다. 이 시기는 어머니가 사회적 활동에 가장 제한을 받는 시기이다. 우울하거나 불안할 확률도 높다. 다른 어머니들과 친구가 되면 아이들을 함께 보살필 수 있다. 아기 보는 사람을 고용하고 자신을 위해 즐기는 시간, 관심을 가지는 취미나 일을 가져 아이와 자신을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 자녀에게 기본 생활습관을 심어줌에 있어 행동주의적 접근이 유용하다.

 

∙아동기 (7세-12세)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잘 못하거나 교실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가족치료를 받기도 한다. 실제로 기질적인 원인으로 인한 학습장애를 지녔는지를 검사를 통하여 파악할 필요가 있다. 때로 부모들은 아이들이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해 이견을 갖기도 하며, 아이들 앞에서 서로 다투기도 한다. 아이들과 계약 맺는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부모 역할에 대한 행동적 접근이 유용하다. 

 

∙청소년기 (13-18세)

가족들은 사춘기 자녀들로 인해 문제를 겪게 된다. 십대가 임신하거나 음주,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엄격하고 아이들을 감시하는 가족들은 더 융통성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십대 스스로가 만든 규칙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편 극단적으로 소극적인 가족들은 규칙을 세우고 십대 자녀들의 시험하려는 행동을 다룰 준비를 해야 한다.

 

∙성인기 전반 (19-28세)

성인기 초기의 자녀들이 집을 떠나가는 동안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시기는 부모와 자녀간의 긴장이 가장 팽팽한 기간 중의 하나이다. 불안이 생기는 시기로서, 병리적인 증상이 표면화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녀의 정신분열증이 발병하거나, 섭식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부모와 자녀가 성인 대 성인으로 관계를 맺고, 독립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이 시기의 핵심적인 발달과제이다. 이 시기에는 성인기의 자녀들이 자신의 새로운 가정을 세우는 시기이므로, 원가족으로부터의 분화와 성공적인 홀로 서기가 적절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원가족으로부터의 물리적, 심리적 분화가 새로운 가정의 형성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성인기 후반 (29-38세)/ 30대

맞벌이 부부는 통근 문제로 이사가는 것을 고려하기도 한다. 각자의 역할로 인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특히 남성이 ‘꿈’을 추구하려 할 때 직업 문제가 표면화된다. 부부는 아이를 가질지를 의논해야 하며, 부모역할을 감당할 만큼 상호간에 준비가 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자녀양육을 위한 협력적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자녀의 성격이 바람직하게 형성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고, 자녀의 초기 사회화의 과정을 적절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학령기 아동에게는 기본 생활태도의 형성을 도와주고 학업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가족들은 이를 도와주어 해결해야 한다.

 

∙중년기 전반 (39-47세)

결혼한 부부들은 남편들이 젊은 여성들과 외도함으로써 힘과 젊음을 계속 유지하려  방황하는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배우자는 매우 위험한 중년기를 경험하게 된다. 부모가 중년의 문제에 빠져들어 있을 때 아이들은 십대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때 부모는 자녀에 대해서 통제하던 것을 늦추고, 가족의 경계와 규칙을 보다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 중년기 부모들은 자녀의 독립에 대한 불안을 스스로 극복하고 자녀가 떠나갈 것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자녀의 반항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중년기 후반 (48-62세)

결혼한 부부들은 갈등이 심화되는 관계가 될 수 있다. 아내들은 폐경 증후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적절한 호르몬 치료 여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이를 모르고 있으나, 비합리적인 면이 늘어나고, 오르내리는 기분이 부부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는 자녀가 떠나간 후에 두 부부 만 남게될 것을 대비하여, 그 동안 일로, 자녀양육으로 서로 소원해진 부부관계에 친밀감을 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년기 전반 (62-80세)

남편의 은퇴에 적응하기 위해 가족치료를 받기도 한다. 일하지 않았던 사람은 집안을 청결히 하고 음식을 만들기 위해 일해야 한다. 계속 일했던 사람은 남편이 은퇴할 때 사회적 활동을 더 많이 하게 하거나 여행을 계획하게 하려는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부모 자녀 관계에 있어서는 노부모나 시부모를 돌보는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중년의 자식과 노년의 부모가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노부모가 중년의 자녀에게 생활의 주도권을 많은 부분 이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 자녀들의 가정이 깨어져 이혼한 자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노년기 후반 (81세 이상)

 이 단계의 주요 문제는 배우자의 사별로 인한 슬픔이다. 또한 홀로 남은 노부모가 양로원에 갈 것인지 자녀들과 함께 살 것인지에 대한 거취문제를 의논하여야 한다. 노부모의 만성적인 지병이나 건강문제에 적응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가족에 따라서는 치매 노인을 부양하는 문제에 부딪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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